코스닥 시장 활황 등 주식열풍이 불면서 업무시간에 사이버 주식투자에 몰두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자 기업마다 이를 차단하는데 골몰하고 있다. 기업들은 자체프로그램 통제를 통해 주식사이트 접속을 아예 불가능하게 하는가 하면 공문을 통해 「상습 주식광」의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으나 이를 교묘히 피해 여전히 주식투자에 열을 올리는 직장인들도 많다.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는 최근 계동 사옥에 입주해 있는 전 계열사의 네트워크에 주식투자 사이트 접근을 차단했다. 중앙전산실 메인컴퓨터에 비업무용 사이트 차단프로그램을 설치해 특정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원천 봉쇄하는 「방화벽」을 만든 것이다. 한국통신과 LG카드 서울보증보험 등도 사내 네트워크를 통해 주식투자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 자체를 막았다.
기업마다 직원들이 자주 접속하는 증권사 및 증권정보 사이트 등 「블랙 리스트」를 만들어 이들 사이트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면서 최근에는 비업무용 사이트 차단프로그램 전문 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블랙리스트를 계속 업그레이드 하기 때문에 호응도가 높다.
업무시간 중 주식투자 금지를 사내 권고사항으로 채택한 기업도 많다. 삼성전자는 최근 사내 E-메일 공지사항을 통해 점심시간이나 퇴근시간 이후를 제외한 업무시간에 사내 근거리통신망(LAN)을 통해 사이버주식사이트에 접근하는 사원 명단을 파악해 해당 부서장에게 통보하겠다고 경고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업무 시간 중 사이버주식투자를 하지 말 것을 자율 권고하고 있으나 여전히 주식 열풍이 수그러들지 않자 본격 단속에 나설 태세다.
그러나 일반 사원 뿐만 아니라 기업내 고위 간부들까지 사이버주식투자에 나서면서 고민도 많다. 일부 기업들은 사내 증권사이트 접속을 금지했다가 임원들의 「항의섞인 협박」때문에 다시 풀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측의 단속을 피해 블랙리스트에 올라있지 않은 비 인기 증권사이트를 발굴해 주식시세를 틈틈이 점검하는가 하면 사내 연결망 대신 인터넷폰 등 휴대용 무선단말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않아 앞으로 회사측과 직장인간 「숨바꼭질」은 여전할 전망이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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