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라톤의 간판스타 이봉주(30)가 2000 도쿄국제마라톤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시드니올림픽 출전권을 예약했다.이봉주는 13일 낮 12시10분 170여명의 건각과 함께 도쿄국립경기장을 떠나 도쿄 시내 오모리를 반환점으로 돌아오는 42.195㎞ 코스에서 자프게트 코스게이(2시간7분15초·케냐)에 5초 뒤진 2시간7분20초를 기록, 1998년 4월 로테르담마라톤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2시간7분44초)을 24초나 경신하며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세계 역대 16위에 해당되는 호기록으로 시드니올림픽 금메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흐리고 영상 10도 안팎의 다소 쌀쌀한 날씨속에 진행된 레이스에서 이봉주는 지난해 4월 런던대회이후 10개월만의 재기전임에도 불구하고 초반 10㎞를 한국기록 랩타임(30분8초)보다 빠른 29분55초에 끊어 선전을 예고했다.
이봉주는 17명과 함께 힘차게 22㎞ 반환점을 돌았고 34㎞지점에서 8명의 선두그룹이 이봉주와 코스게이, 이누부시 다케유키(일본), 알베르토 후즈다도(스페인) 등 4명의 마라토너로 압축됐다. 일본의 희망 이누부시가 37㎞ 지점에서 체력열세로 후즈다도와 함께 처지자 이봉주와 코스게이 두 마라토너의 대결로 압축됐다.
이봉주는 38㎞지점부터 시작된 오르막구간에서 코스게이와 한두차례 엎치락 뒤치락하는 숨가쁜 접전을 펼쳤지만 스퍼트를 먼저 시도한 코스게이에 밀리면서 결국 막판 5㎞구간에서 10∼30m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봉주는 『38㎞지점에서 치고 나갈 생각도 있었지만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는 순위가 아닌 기록이기 때문에 결국 시기를 놓쳐 코스게이에 밀릴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32세의 노장 마라토너 백승도도 35㎞지점까지 선두그룹을 유지하며 선전했지만 고질적인 후반 체력저하로 처지면서 5위에 머물렀으나 2시간8분49초의 호기록을 작성,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아시아에서 유일한 2시간6분대의 기록을 가진 이누부시는 이봉주와 치열한 레이스를 펼쳤지만 역시 후반 스퍼트에서 밀려 2시간8분16초로 4위에 그쳤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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