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보니 유명해져 있었다」 잘나가는 스타 중에는 이렇듯 갑작스럽게 유명해진 사람들이 있다. 30초짜리 CF로 시청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게 된 CF 스타들도 마찬가지. 짧지만 인상적인 영상은 평범한 사람들도 스타로 만들어 줄 수 있다.「테크노의 요정」 전지현이 처음으로 알려진 것은 영화 「화이트 발렌타인」을 통해서였다. 남자주인공 박신양의 상대역으로 출연했던 전지현은 그러나 영화의 부진 때문에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고 잊혀졌었다.
그저그런 신인중 하나로 묻혀질 뻔 했던 전지현이 N세대의 우상으로 떠오르게 된 계기는 TV CF. 삼성전자 워크맨 윙고에 이어 마이젯 CF에서 전지현이 선보인 과감한 테크노댄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것이다.
마이젯 CF가 인기몰이에 성공하면서 삼성전자 프린터사업팀이 CF방영 시점에 비매품으로 배포한 「CF 홍보용 뮤직비디오 CD롬」이 순식간에 동이났다. 네티즌들이 앞다퉈 뮤직비디오 동영상을 인터넷에 띄우고 내려받으면서, 전지현의 끼는 급속하게 전파됐다.
별다른 특징없는 평범한 미인으로만 여겨졌던 전지현이 테크노의 요정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건 인터넷의 전파력에 힘입은 바 크다. 이번달부터 새롭게 방영된 마이젯 2차 CF에서 전지현은 고양이 의상을 입고 뮤지컬 캐츠의 배우들과 함께 화려한 테크노댄스 파티를 펼친다.
「친구의 친구를 사랑한」 김민희와 「친구에게 친구를 뺏긴」 김효진도 CF로 「뜬」 스타다. 10대 잡지의 표지모델로 활동했던 이들은 10대들에겐 알음알음으로 이름이 전해졌으나 한솔PCS 018 CF를 계기로 전 연령층의 인기를 모으게 됐다.
「친구의 남자친구와 사랑에 빠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청자들의 응답에 따라 다음편을 제작하는 독특한 방법이 눈길을 끌면서 여자주인공 김민희와 김효진의 인기는 상한가 행진. 인형같이 예쁜 모델들과는 다른 개성있는 인상이 N세대를 열광시킨 것. CF로 뜬 두 사람의 인생도 달라졌다. 드라마와 CF, 인터뷰요청이 쇄도하면서 대중노출 기피증이 생겼을 정도.
011 TTL의 주인공 임은경도 빼놓을 수 없다. 탤런트 이병헌의 팬사인회에서 모델 섭외자의 눈에 띈 임은경은 즉각 순수하고 신비로운 이미지의 모델을 찾던 광고회사와 연결됐다.
SK텔레콤이 지난해 7월부터 방영한 TTL CF에서 임은경은 시청자들의 지독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면서 단숨에 CF스타로 떠올랐다. CF가 처음 방영된 직후 PC통신에서는 「일본 여자」 「여자가 아닌 남자」등 온갖 의견이 쏟아졌었다.
SK텔레콤과의 전속기간 1년 중 광고주 동의없이 언론매체와 인터뷰를 하지 못하도록 한 극약처방 때문이었다. 언론의 집요한 추적으로 이름과 학교, 가정형편까지 어느정도 알려졌지만, 정작 스타의 목소리는 아직까지 들을 수 없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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