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정형근의원 체포시도] 한나라 "수위 조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정형근의원 체포시도] 한나라 "수위 조절"

입력
2000.02.14 00:00
0 0

한나라당은 13일 휴일에도 불구하고 전날에 이어 이회창(李會昌)총재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다시 열었다. 회의에선 검찰의 정형근(鄭亨根)의원 체포 움직임을 둘러싼 당의 대응방안이 신중하게 논의됐다.공권력과 야당이 정면충돌하는 70년대식 정치풍경을 재연한 정의원 사건은 반여권 정서를 자극하는 「여권의 자충수」인 것이 분명한 만큼 계속 밀어붙여 총선 정국을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탄압받는 야당상을 최대한 부각시켜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으로 개혁 대 반개혁세력의 대결로 흘러가던 정국 구도를 DJ 대 반DJ세력의 대결로 바꾸어 무당파와 수도권을 공략한다는 계산이다. 또한 임시국회가 열리는 대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막내아들 호화저택 거주의혹과 여권 실세의 외교부 인사 개입 논란, 검찰의 표적수사 등에 대해 고강도 공세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선 단호한 대응과 더불어 투쟁의 수위를 조절하자는 신중론도 쏟아졌다는 후문. 회의가 끝난 후 이사철(李思哲)대변인도 『현재 상황을 계속 유지하면서 대응방안을 계속 논의할 것』이라며 『규탄집회 개최문제도 다시 한번 회의를 거쳐 신중하게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칫 강경대응만으로 나갈 경우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겉으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한 강경투쟁을 외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여론의 향배와 여권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검찰은 12일부터 정식으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를 시도하다 한나라당의 물리적 저지로 돌아가고 있어 결과적으로는 한나라당이 법집행을 무시하는 모양새를 부각시키고 있다. 더구나 검찰의 정의원 체포 시도가 돌출사건이 아니라 고도의 계산에 따른 기획사건이라면 여권의 속내가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치게 앞서 나가다가 퇴로를 잃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임시국회를 열어 탄압받는 야당상을 최대한 부각시키되, 장외로 달려나가는 등 극한투쟁은 자제하는 양면전략을 당분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