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민주당에선 중앙선대위 산하에 흑색선전대책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이를 취소하는 해프닝이 있었다.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최근 대통령 친인척 비리조사위원회를 만든 것을 의식, 야당의 폭로전을 사전 제압할 「테스크 포스」를 만들어 맞불을 놓으려 했던 것.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아들 홍걸(弘傑)씨의 로스앤젤레스 호화주택 거주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는데도 한나라당이 사과는 커녕 강공으로 나오자 민주당은 잔뜩 약이 오른 상태였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의 대통령 친인척비리조사위원회는 사실상의 흑색선전기구』라고 강도높게 비난한뒤 흑색선전 대책위 구성을 발표했다.
대책위에는 신기남(辛基南) 천정배(千正培)의원과 이석형(李錫炯) 김영술(金泳述)변호사, 전성철(全聖喆)변호사등 당소속 율사들을 포진했다. 야당이 폭로전을 펼 경우 법적으로 매운 맛을 보여 주겠다는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수도권에 배치된 신진인사들의 경우 흑색선전 대응력이 약해 당차원의 보호막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그러나 저녁들어 당 지도부의 입장이 돌변했다. 한나라당과 「눈에는 눈,이에는 이」격으로 정면충돌할 시점이 아니라는 의견이 대두된 것.
청와대측에서도『자칫 폭로전을 촉발시켜 선거판이 혼탁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날 밤 대책위 구성 계획을 스스로 철회했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