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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사'에서 '디지털경제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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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사'에서 '디지털경제 전도사'

입력
2000.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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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李憲宰) 재정경제부장관이 14일 취임 1개월을 맞으며 「구조조정 해결사」이미지를 벗고 「디지틀경제 전도사」로 변신했다. 지난 한달간 이 장관이 던진 화두는 패러다임의 변화, 한마디로 「바꿔」다.「바꿔 경제론」의 핵심은 지식·정보의 무장. 언제 어디서든 그의 입에서 벤처, 코스닥, 디지털같은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코스닥 과열, 인터넷 허상 같은 비판론이 나오면 준비된 답변이 있다. 『옛날 미국 골드러시때 실제로 금맥을 잡아 성공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골드러시 때문에 도시가 생기고, 길이 뚫리면서 결국 경제는 성장했다. 코스닥이나 정보통신 열기가 다소 부작용은 있더라도 결국은 많은 주변 부가가치를 생산하게 될 것이다』

「바꿔」는 거시경제운용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경기활황은 곧 인플레이고, 이를 치유하려면 긴축이 필요하다」는 교과서적 통화·금리정책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 『시장이 완전 개방되고, 인터넷 거래가 활성화한 새 경제구조하에선 얼마든지 고성장-저물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터넷 혁명을 통해 10년 장기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이른바 미국식 「신경제」를 한국식 발전모델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또 종전의 복지개념이 중산·저소득층 세감면 및 재정지원, 자산소득 계층에 대한 과세강화등 조세·재정수단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장관은 저소득층의 재산형성을 위한 금융환경(우리사주 주택저당증권제등)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둔다. 『세금을 깎고, 부자들로부터 세금을 거둬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보다는 저소득층 스스로 재산늘려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부자들에 대해 무작정 미워할 것이 아니라 보다 많은 사회기부를 유도해 부에 대한 존경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최근 강조되고 있는 「기부문화 활성화」도 이런 맥락이다.

그러나 이 장관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다. 『전통적 교과서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미국식 「신경제」도 아직은 검증된 것이 아니다』『매크로(거시경제운용) 문제를 너무 마이크로(금융시장)하게 접근한다』는 비판론이 솔솔 고개를 들고 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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