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벤처기업 M사는 최근 국내 대기업과 외국 투자자문회사의 전화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적당한 가격에 회사를 팔라』는 M&A 제의와 『일시불로 50만달러를 줄테니 1순위 지분을 달라』는 등의 투자요청이 그 내용. 세계적 투자전문사 골드만삭스도 직접 회사로 찾아와 투자 가능성을 타진했다.하지만 답변은 「M&A와 투자, 모두 사절」이다. 독특한 인터넷 검색엔진을 개발해 경쟁력이 있는 데다, 엔절펀드 등의 초기 투자로 자본이 넉넉해 굳이 외부 자금을 끌어들여 지분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인터넷 기업의 가치는 1년 사이에 1,000배 이상으로 뛰는 사례가 많다』며 『직원을 포함한 주주 대부분이 회사를 지금 팔면 손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한 서울 테헤란밸리의 T사도 최근 20억원의 M&A제의를 거부했다. 획기적인 전자상거래용 기술을 개발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 회사 관계자는 『회사 경영권에는 욕심이 없지만 성장성이 충분한 회사를 일찍 팔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관련 업계는 『인터넷 기업의 가치는 평가를 늦추면 늦출수록 높아진다』며 인터넷 검색사이트 「심마니」를 실례로 들고 있다.
98년 2월 한글과컴퓨터로부터 10억원의 「헐값」에 심마니를 인수한 데이콤은 현재 가치를 2,400억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총 60만주의 장외 거래가는 주당 40만원선. 회사가치가 2년만에 240배 늘어난 셈이다. 연말까지 가입자를 500만명으로 늘려 종합 인터넷 기업으로 발전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이콤측은 『기술력있는 소규모 업체에 계속 인수 여부를 타진하고 있지만 가격협상이 쉽지않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한국기술투자 관계자는 『기술이 있고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벤처기업은 돈을 싸들고 찾아가도 「나중에 오라」고 외면받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이상연기자·kubr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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