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2000 불붙은 미대선]미 공화·민주 양당구도에서 「제3의 선택」이 되어온 개혁당이 제시 벤추라 미네소타 주지사의 탈당으로 적전분열의 기로에 섰다.
인기 프로레슬러 출신인 벤추라주지사는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몇년, 특히 최근 수개월동안 지켜본 결과 개혁당이 절망적으로 고장났음을 알았다』며 『개혁당은 나와 미국민의 지지를 받을 가치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개혁당이 내분 때문에 강력하고 독자적인 정치운동체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당에 남아 투쟁하기 보다는 탈당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올 11월 대통령선거에 나설 개혁당 후보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는 그는 공화당에서 탈당한 보수주의 논객 팻 뷰캐넌이 개혁당 창당자인 로스 페로의 지지로 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대해 불만을 표시해왔다.
벤추라 주지사는 『뷰캐넌이 이제 개혁당의 대통령 후보지명을 추구하는 데 사실상 제지를 받지 않고 있다』면서 『극단적인 낙태반대론자이자 비현실적이고 고립주의자인 그가 후보로 나서려는 마당에 개혁당이 사회적으로 온건한 정체성을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벤추라 주지사의 이날 탈당 선언은 반대파인 페로의 추종자들이 자파인 잭 가건 개혁당 의장을 축출하기 위해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회의를 소집하기 하루 전에 이뤄진 것이다. 개혁당은 지난 1992년 대통령선거에 출마, 19%의 지지를 얻었던 텍사스 출신 갑부 페로가 1996년 창당했다.
그러나 개혁당은 1998년 선거에서 벤추라가 언론의 스폿라이트를 받으며 주지사에 당선돼 당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자리잡은 후 그의 지지세력과 페로 지지세력간 당권 싸움이 치열해졌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는 전당대회 개최지 및 대통령후보 선출 등의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고조됐었다.
한편 벤추라는 미네소타주의 당원들에게 자신의 뒤를 따라 탈당하고 미네소타 개혁당 명칭도 과거의 독립당으로 바꿀 것을 촉구함으로써 개혁당은 창당 4년만에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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