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입문을 위한 조기 퇴진설이 나돌았던 박춘택(朴春澤·공사 12기) 제25대 공군참모총장이 임기를 다 채우고 퇴역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자 차기 총장자리를 놓고 공군 내에서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10일 군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박총장의 임기 만료일(3월6일)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일정 등을 감안, 이달말 차기 총장 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제26대 공군총장 인사는 공사 13기인 이기현(李起炫·중장)공군작전사령관과 14기인 이억수(李億秀·중장)공군참모차장의 양파전. 특히 이번에는 3군수뇌부의「지역안배」문제가 정치권 일각에서 불거지면서 「서열이냐, 안배냐」는 군내부의 논리싸움도 어느 때보다 가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기현사령관은 공군본부 작전참모부장, 공작사 부사령관, 공사교장 등 정통코스를 밟아온 「작전통」으로 자타가 인정하는 능력이나 군내 신망도 등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박춘택 현총장이나 이광학(李光學) 전임 총장이 공군작전사령관 출신이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억수차장을 차기 총장으로 꼽는 측에선 해군의 이수용(李秀勇)참모총장이 호남 출신이어서 전남 여수 출신인 이사령관을 총장으로 기용할 경우 지역주의 논란이 불거질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강원 원주 출신으로 공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지내 「정보통」으로 통하며 역시 군내 신망도가 높은 이차장이 안배 차원에서 기용되리라는 것이다.
현재는 공군총장 인사가 지역이나 정치적 고려의 대상이 아니고 공사 기수도 앞서고 있다는 점에서 이사령관이 차기총장에 근접해 있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역대 육·해·공군 총장 가운데 강원도 출신이 기용된 전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차장의 발탁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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