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10일 부산 시내 한 음식점에서 지역 출신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전날 「민주당 참패론」을 주장하며 4월 총선과 관련해 말문을 연 김전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탄핵」까지 들고 나오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김전대통령은 『(대통령이)국민들이 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것은 이성을 잃은 것』이라며 『이는 대통령의 직무를 유기한 중대한 잘못으로 탄핵감』이라고 주장했다. 김전대통령은 이어 『김대중씨는 부정선거를 저지른 이승만(李承晩)박사의 불행한 종말을 상기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선거혁명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오찬에서는 공천과 관련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한나라당의 공천 방향이나 구체적인 선거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김전대통령의 부산 방문을 총선 행보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다. 실제 이날 모임에는 지역구 통합으로 공천 경쟁중인 의원들을 포함, 부산 출신 의원 대부분이 참석했다. 김광일(金光一)전청와대비서실장과 문정수(文正秀)전부산시장도 나왔다. 전날 오후부터는 숙소인 코모도호텔로 총선에 출마하려는 인사들이 앞다투어 몰려들었고 김형오(金炯旿)의원은 김전대통령과 사진까지 찍었다.
이와 관련, 박종웅(朴鍾雄)의원은 『한나라당 등 각 당의 공천이 끝난 후 김전대통령이 총선에 대한 견해를 밝힐 것』이라며 『선거를 전후해 김전대통령이 몇차례 부산·경남지역을 방문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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