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代이후 첫 지역구재선 탄생할까16대 총선은 「우먼 파워」가 거셀 것으로 보인다. 여성 돌풍은 국회가 8일 비례대표 후보 30%를 여성에 할당하는 내용의 정당법 개정안을 압도적 지지 속에 통과시킨 것에서 일찌감치 예고되고 있다. 더구나 15대 국회에서 지역구 3명을 포함, 모두 11명인 여성의원들은 제각기 교육·복지·인권 등 전문분야에서 돋보이는 의정활동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16대 총선에서 출사표를 던진 여성들도 어느때보다 많고 각 당도 이를 지역구 공천과정에 반영할 것으로 보여 전국 곳곳에서 뜨거운 성(性)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현재 공천이 유력한 후보는 민주당이 10여명 안팎, 한나라당이 6~7명, 자민련이 2~3명인 것으로 분석된다.
「관전 포인트」는 두가지다. 10대 때의 김윤덕(金胤德·전남 나주 광산)씨를 끝으로 명맥이 끊어진 여성 지역구 재선 의원의 탄생여부와 역대 선거에서 단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던 전국구 여성의원의 지역구 입성여부.
우선 지역구 재선에 도전하는 의원은 민주당의 추미애(秋美愛), 한나라당의 박근혜(朴槿惠), 임진출(林鎭出)의원 등 세사람. 15대에서 상대인 신한국당 후보를 1만표 이상으로 따돌리고 등원한 서울 광진을의 추의원은 일찌감치 조직책을 내정받고 표밭갈이에 나섰다.
성실한 의정활동에다 당당하고 소신있는 이미지로 비교적 지역기반이 튼튼해 상대당에서 후보내기가 만만치 않다는 후문. 당의 행사 때마다 간판연사로 나서는 등 대중정치인으로 발돋움하는데 성공한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부총재는 98년 4월 대구 달성구 보궐선거에서 붙었던 민주당 엄삼탁(嚴三鐸)고문과 재대결을 벌인다.
엄고문이 지역을 발로 뛰며 설욕을 다짐하고 있지만 박부총재측은 지역적 정서와 인기 등을 근거로 낙승을 자신하고 있다. 의정 사상 최초의 무소속 지역구 당선이라는 경력을 자랑하는 한나라당 임진출(林鎭出)의원도 지역구인 경주의 선거구 통합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역구 재선 의욕을 불사르고 있다.
또 전국구에서 지역구로 말을 갈아타는 여성의원들도 줄을 잇는다. 거침없는 언행을 트레이드 마크로 해 대야(對野)방패막이 노릇을 단단히 하고 있는 민주당 한영애(韓英愛)의원은 전남 보성 화순에서 지역구 진출을 꿈꾸고 있다. 대여투쟁의 선봉장으로 강인한 인상을 남긴 한나라당 김영선(金映宣)의원은 당내 공천도 유달리 치열한 양천갑에 도전장을 냈고 같은 당 오양순(吳陽順)의원도 경기 일산에 공천신청을 하고 지역구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여성단체가 뽑은 의정활동 베스트 의원인 무소속 이미경(李美卿)의원은 경기 부천오정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여야 3당의 대대적인 물갈이 방침에 따라 새로 정계에 뛰어든 신진기예들도 많다. 민주당 장영신(張英信)전창준위공동대표는 구로 을을 통해 여의도 입성을 노리고 있고 80년대 운동권 스타 유시민(柳時敏)씨의 누나로 소설가인 민주당 유시춘(柳時春)씨는 경기 고양 덕양 을에서 도전장을 냈다. 국내 첫 여성검사 경력의 민주당 조배숙(趙培淑)변호사는 전북 익산 조직책을 신청해 놓고 있다. 한나라당 뉴페이스로는 미래연대 공동대표인 정지행(鄭智行)씨와 미스코리아 서울진 출신의 경제학 박사인 한승민(韓承珉)씨를 꼽을 수 있다. 자민련도 새로 영입한 순천향대 교수 출신의 신은숙(申殷淑)부총재를 서초갑, 김두한(金斗漢)전의원의 딸인 탤런트 김을동(金乙東)씨를 종로에 내보낼 채비를 갖췄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