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발언대] 재벌과 벤처기업은 다르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발언대] 재벌과 벤처기업은 다르다

입력
2000.02.10 00:00
0 0

21세기 정보화, 디지털 시대의 기업 환경의 변화는 가히 혁명적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우리가 어느 나라 보다도 이 정보화 혁명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아직 미완이기는 하지만, 벤처기업의 성공으로 압축되고 있다.그러나 한편으로 부정적 시각도 존재하는 것 같다. 그 중의 하나가 벤처기업의 투자회사 증가를 과거 재벌의 문어발식 행태와 동일시 하는 시각이다. 벤처기업이 정말 재벌과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인가. 사실 양자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첫째, 재벌은 계열기업을 수직적인 단일 명령체계속에 묶는 기업집단이었으나 벤처기업은 투자회사들이 자율적이고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네트워크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통제와 지배의 목적이 아니라 한편으로 경쟁하고 한편으로 제휴와 협력을 하는 네트워크이다.

현대기업은 관료화를 방지하고 기업가 정신을 새로이 하기 위해 사업부문을 지속적으로 독립시켜야 하는 반면 한 기업이 모든 핵심역량을 가질 수 없기에 외부적으로 끊임없이 제휴와 협력을 모색하여야 한다. 그 과정에서 투자는 핵심역량을 가진 기업들을 엮는 수단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서로 경쟁하고 협력하는 느슨한 하나의 연방체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다.

둘째, 재벌은 「비관련 다각화」를 지향하였던 데 비하여 벤처기업은 「관련 다각화」를 지향한다. 비관련 다각화는 시너지를 창출할 수 없으나 관련 다각화는 시너지를 창출한다. 1992년 한 분석에 따르면 우리 재벌들의 경우 비관련 다각화 중심(다각화 중의 90%)인데 비해 선진국 대기업들의 경우는 관련다각화 중심(다각화 중의 70%)이다.

셋째, 재벌의 자본조달 구조는 외부차입 중심이었던데 비하여 벤처기업의 자본조달 구조는 직접금융 중심이다.

재벌들이 상호지급보증을 통한 외부차입과 상호출자를 통한 가공자본으로 계열사를 확장하였던 결과, 부실기업의 시장 퇴출 메카니즘이 억압되고 한 기업의 부실이 그룹 전체의 부실로 연결됨으로써 결국 경제위기와 국민 부담이 초래된 경험을 우리는 이미 갖고 있다. 벤처기업은 출자를 통해 투자함으로써 이런 우려가 없다.

넷째, 재벌이 경영 투명성, 이사회 구성 등 지배구조 면에서 취약성을 갖고 있었다면 벤처기업은 사외이사를 통한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으며 투명한 경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홍규· ㈜메디슨 부사장·경영학 박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