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은행구조조정을 거친 이른바 「준(準)국책은행」의 행장들이 주가 비상에 걸렸다. 3,000원 안팎에 불과한 「부실 주가」가 3월로 예정된 주총에서 행장들의 목을 옥죄는 쟁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설사 주총은 무사히 넘기더라도 2차 구조조정 태풍이기다리고 있다.조흥은행 위성복(魏聖復)행장은 8일 본점 집무실로 16개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초청해 간이 기업설명회(IR)를 가졌다. 위 행장은 『주가가 좀처럼 오르지 않아 애가 타는 마음에 자리를 마련했다』며 『2차 구조조정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점을 최대한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집무실에 아예 「주주가치 극대화」라는 화면보호기가 깔린 대형 노트북컴퓨터를 설치, 수시로 주가를 확인하는가 하면 13일부터는 홍콩으로 출국, 해외 IR에도 나설 계획이다.
외환은행 이갑현(李甲鉉)행장도 지난달말 자딘플레밍 등 외국증권사 애널리스트 10여명과 오찬을 가진 데 이어 8일에는 템플턴의 제임스 루니 사장을 직접 만나 은행 현황을 설명했다. 또 16일부터 한달동안 직원들을 대상으로 행내 IR를 위한 전국순회에 나서는 등 거의 매일 일정이 잡혀있다.
지난해말 전 직원 대상 로드쇼에 나선 한빛은행 김진만(金振晩)행장은 5억달러 가량의 외화 후순위채 발행이 완료되는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주가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나머지 우량은행장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행장의 능력이 주가를 좌우한다는 인식 아래 IR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IR팀과 별도로 행장들이 직접 뛸 수밖에 없는 시기』라며 『은행 주총 시즌이 지나면 본격적인 주가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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