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삶을 살아가던 홀어머니를 고사리손으로 병수발하던 사연이 알려져 심금을 울렸던 소녀가장 최정은(19·부산 신성여상 3년·본보 93년 3월19일자 30면 보도)양이 고난을 딛고 대학에 간다.최양과 최양의 어머니 강순애(姜順愛·51·부산 금정구 장전2동 502의3)씨는 최근 부산시내 대학 3곳으로부터 합격통보를 받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최양은 이들 대학 가운데 성심외국어대 일본어과를 선택했다.
최양의 사연이 본보를 통해 처음으로 알려진 것은 최양이 초등학교 6년생이던 93년 3월. 당시 최양은 자궁암과 직장암에 걸린 홀어머니에게 초등학교 1년 때부터 6년째 진통제주사를 놓아주며 병수발을 해오던 터였다. 학교 수업 때도 『혹시 엄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하는 걱정 속에 시름에 잠겼고 수척해져만 가는 어린 딸을 보다 못한 강씨는 몇차례 동반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당시 본보에 「시한부 삶 엄마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최양의 딱한 처지가 보도되자 전국에서 온정의 손길이 밀려들어 불과 1주일여만에 3,000만원이 넘는 성금이 답지했다.
이후 모녀의 사연은 MBC 「인간시대」 등 여러 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졌고 최양이 쓴 눈물의 일기가 「슬픈 숲에서 부르는 노래」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돼 다시 한번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시한부 삶을 살아온 최양의 어머니 강씨는 딸의 극진한 병간호를 받아 병세가 다소 호전됐으나 지금도 하루 2-3번씩 진통제 주사를 맞으며 투병생활을 계속 하고 있다.
최양의 합격 소식이 전해진 7일 그동안 최양을 후원해온 부산 자비사(慈悲寺) 박삼중스님을 돕는 모임인 동심회(회장 천재숙) 회원 10여명은 강씨 모녀를 찾아 대학등록금으로 200만원을 전달하고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부산=목상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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