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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386세대 有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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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386세대 有感

입력
2000.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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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물갈이를 위해 「386 세대」가 대거 총선에 투입될 전망이다. 386이란 한물 간 퍼스널컴퓨터의 성능 단위. 그 구형의 퍼스컴 단위 386이 지금 정치권에서는 상한가를 구가하고 있다.■386세대란 60년대 태어나서 80년대 대학을 다닌 30대 연령층의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다 386세대는 아니고, 그 숫자속에는 기묘한 뜻이 담겨있다.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운동권 출신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평범하게 살아온 사람이 아니라는 뜻의 일종의 차별적 개념이다. 그렇다면 60년대 이전 또는 70년대 이후에 태어났거나 대학을 다니지 않은 사람은 무엇인가.

■80년대 대학을 다닌 사람들이 왜 자기들만의 울타리를 치려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이 「압제의 시절 민주화 투쟁에 앞장 서 오늘의 민주사회 구현의 초석을 다졌으므로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뜻으로 그런 억지춘향식 조어(造語)를 등장시킨 것은 아닌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조어의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DJ YS가 (이철승씨도 포함) 그런 조어를 등장시켜 성공한 케이스다. 그들은 어느날 갑자기 「40대 기수론」을 내세우며 정치적 리더십의 물갈이에 성공, 이후 30여년간 사실상 우리 정치를 좌지우지해 왔으며 결국 대통령이 되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386세대에 대해 무조건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온당치 않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지나온 발자취에도 분명 빛과 그림자가 있다는 것이다. 사회 곳곳에 통일 지상주의의 환상을 퍼뜨린 것 등 그들중 일부가 저지른 과오에 대해 언제 씻김의 통과의례를 가진 적 있느냐고 항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들이 대접을 받아야 한다면 천막교실과 배고픔을 참아가며 산업현장에서 땀흘려 온 오늘의 40대 50대 60대는 그 이상의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일리가 있다. 굳이 숫자를 내세우며 세대를 구분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이종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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