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채용공고에 어김없이 등장하던 「○○년이후 출생, 대졸이상, △△학 전공…」식의 자격 요건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학벌이나 전공, 나이 등 틀에 박힌 조건보다는 실제 능력과 열정을 중시하는 새로운 채용 풍속도가 인터넷 등 「e-비즈니스」분야를 중심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3월 삼성SDS에서 분리, 종합 인터넷서비스 회사로 새출발하는 유니텔㈜는 7∼14일 대규모 사원 공채를 실시하면서 「학력·전공 불문」이라는 파격적 조건을 내걸었다. 일정기간 자유계약직 입사와 재택근무도 허용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반바지차림 허용 등 「근무복장 파괴」를 채용공고에 명시한 점. 새출발을 계기로 대기업의 「때」를 완전히 씻고, 자유롭고 창조적인 직장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적극 알리기 위해서라고 유니텔측은 설명했다.
데이콤은 천리안 인터넷방송국 「CFOCUS」의 웹자키를 모집(10일까지, 20명)하면서 학력, 연령 파괴를 단행했다. 팝 클래식 영화 외국어 개그 등 분야별로 재능과 열정, 창의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 LG칼텍스정유와 코세스정보통신도 각각 11일, 15일까지 실시하는 프로그래머, 그래픽 디자이너 등 모집에서 「학력 불문」을 내세웠다.
최근에는 응시자격뿐 아니라, 채용방법도 다양하게 바뀌고 있다. 인터넷 벤처기업 네오위즈는 수시로 직원을 채용하는데, 인터넷 채팅으로 면접을 보는 것으로 유명하다. 게임대회나 해킹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인 네티즌을 직원으로 뽑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게임 플랫폼 개발업체인 비테크놀로지는 지난해 게임왕 선발대회에서 우승한 대학생 최모씨를 고객 관리 및 이벤트 기획 담당으로 채용했다. 보안업체 시큐어소프트도 해킹 사이트 「해커스랩」에서 13단계를 모두 통과한 해커 출신 김모씨를 정식 직원으로 발탁했다.
유니텔의 장경수(張卿洙)인사과장은 『인터넷 시대에 요구되는 인재는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문화 크리에이터(창조자)』라면서 『간판보다는 열정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움직임이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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