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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그로즈니 완전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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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그로즈니 완전점령"

입력
2000.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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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권한대행은 6일 오후 러시아 ORT TV에 출연,『그로즈니의 체첸군 마지막 저항지역인 자보드스코이가 해방됐다』며 『러시아 국기가 드디어 체첸 정부청사에 게양됨으로써 사실상 그로즈니 해방작전이 완료됐다』고 선언했다.러시아군이 지난해 12월25일 그로즈니 함락작전을 시작한 지 40여일 만에 체첸전 종료 선언이 나온 것이다. 러시아군은 앞으로 2만5,000명의 병력을 그로즈니에 상주시켜 「테러리스트 색출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로즈니 함락으로 푸틴 권한대행은 정치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게 된 것이 확실하다. 특히 3월 26일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향해 가장 중요한 걸림돌을 제거했다고 할 수 있다.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우리집 러시아당 총재 등 대선 경쟁후보들의 푸틴 지지선언이 잇따른 가운데 나온 그로즈니 함락선언은 푸틴에게 기대이상의 정치적 효과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앞으로 길고 지루한 게릴라전의 수렁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로즈니에서 빠져나온 3,000여명의 체첸 반군은 현재 그로즈니 남서쪽의 발레리크와 자칸-유르트, 게키-추 마을에 재집결한 뒤 남부산악지대의 거점인 아르군과 베데노 계곡으로 이동하고 있다.

반군은 퇴각중 카니프 유르트 지역에서 기습공격을 통해 추격하는 러시아군을 퇴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체첸 반군의 바차 아르사노프 장군은 체첸 TV와의 회견에서 『앞으로 50년 동안 더 싸울 수 있는 충분한 물자와 병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체첸전역에서의 게릴라전을 통한 결사항전을 밝혔다.

러시아군은 그로즈니를 함락시키고도 퇴각할 수 밖에 없었던 지난 94~96년 체첸전의 악몽에 사로잡혀 있다. 반군의 남부 산악지대로의 퇴각은 곧 정규군이 힘을 발휘할 수 없는 게릴라전의 본격화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릴라전이 장기화하고 이 과정에서 러시아 병사들이 계속 희생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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