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와 장소 제약없어 인기주위에 바둑 둘 상대가 없다면? 기원을 찾아 헤매느니 인터넷을 한번 클릭해보자.
광대무변한 인터넷 공간에 요즘 「사이버 수담(手談)」을 즐기려는 애기가들의 발길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어쩌다 친선 대국을 갖는 동호회 수준이 아니다. 하루 24시간 중 아무 때나, 국내·외를 막론하고, 어떤 기력의 소유자하고도 멋진 일합을 겨룰 수 있다. 바둑 애호가들을 서로 연결시켜 주는 인터넷 대국 사이트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고, 바둑판과 바둑돌 없이 컴퓨터로만 바둑을 즐기는 사이버 바둑인구도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추정하는 국내 사이버 바둑인구는 50만∼60만명선. 현재 하루 평균 10만건의 온라인 대국이 인터넷과 PC통신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사이버바둑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데다, 기력이 비슷한 상대를 쉽게 만날 수 있고, 대국 후 복기와 기보작성 등 고단자가 아니면 제대로 하기 어려운 작업까지 간단히 처리할 수 있어 매력 만점이다. 특히 최근엔 육성까지 주고 받으며 실제 대국하는 것과 똑같은 분위기 속에서 수담을 즐기는 프로그램까지 등장,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기원 자회사인 ㈜한국기원정보기술은 인터넷에 회원제 대국사이트 「프라임 클럽」을 개설해 3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프라임클럽은 회원 PC마다 「보이스(voice)채팅」기능을 설치해 대국자끼리 서로 육성을 주고 받으며 바둑을 둘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주요 대국은 음성으로 초읽기를 해주며, 3인이상의 다자대국(1대 1 대 1 또는 2대 2 등)도 가능하다. 회원들에게 월 1회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와의 지도대국 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 외에 넷바둑·바둑세상·오로바둑·한국기원 홈페이지 등 기존의 바둑 관련 사이트들도 사이버대국 기능을 한층 강화, 네티즌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정적인 대국 서비스는 기본이고 강좌·지도 다면기·기력 측정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해 기력연마가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네티즌이 둔 기보를 저장해서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도록 한 홈페이지도 있고, 자체 랭킹시스템에 의해 전적을 통합관리, 기력 순위를 수시로 체크해볼 수 있도록 한 사이트도 있다. 초보자라면 원하는 홈페이지를 방문해 사이버대국 전용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은 뒤 자신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설치하기만 하면 그 순간부터 자유롭게 인터넷 대국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사이버바둑을 시작하면서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실제 대국에 버금가는 예절과 에티켓이다. 사이버 대국은 「얼굴 없는 대국」이다 보니 실제 바둑 같으면 있을 수 없는 결례행위가 비일비재한 것이 현실. 욕설을 해대거나, 불리해지면 일방적으로 대국을 중단하고 도망간다든가, 멋대로 무르기를 하는 등 눈살이 찌푸려지는 일이 많다. 그만큼 기본예절을 준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한동안 대중의 관심권으로부터 다소 멀어져온 바둑이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열풍에 힘입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며 『온라인대국 시대에 걸맞게 올바른 격식과 예절을 정립시켜 나간다면 바둑 저변인구의 확대는 물론, 바둑문화를 한층 성숙시키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인터넷 대국사이트
넷바둑 www.netbaduk.com
바둑세상 baduk.donga.com/baduk/
오로바둑 www.oro.co.kr
한국기원 인터넷대국서비스 www.baduk.or.kr
IGS igs.joyjoy.net
수담세계 www.handtalk.com/kr
조치훈바둑클럽 www.badukclub.com
웹클럽 webclub.nownuri.net/baduk
신선놀음 www.jiran.com/ezbaduk
옹기종기 인터넷바둑 zero.skylove.co.kr
바둑월드네트 www.badukworld.co.kr
바둑세계 baduk.shinbiro.com
■사이버바둑 기본 에티켓
①대국 시작 전에 인사를 주고 받는다. 일반대국에서 대국 시작전 묵례를 나누듯이 『안녕하십니까』등의 말로 예의를 갖춘다.
②패배가 확실하면 불계패 선언을 한 후 대국을 종료한다. 사이버바둑의 가장 큰 결례는 대국 중 아무 말도 없이 통신을 끊어 버리는 것. 회선 불량 등으로 대국이 중단될 경우 재빨리 재접속을 시도, 대국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상대방도 대국자가 재접속할 때까지 기다려 주거나 일시정지 상태로 만들어 놓고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남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③상대방이 조작실수를 한 경우 착수를 보류한다. 대국하다 보면 아무리 고수라도 마우스 조작 실수 등으로 잘못 착점을 할 때가 있다. 이 때는 상대방에게 「???」표시를 보내거나 무를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 잠깐 기다려 주는 아량이 필요하다.
④불쾌한 언사를 사용하지 말자. 하급자라고 상대방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거나 욕설을 해대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⑤남의 대국에 무단침입하지 말자. 인사도 없이 들어와 다른 사람들의 대국을 관전하면서 쓸데없는 잔소리를 하거나 훈수를 해서는 안된다.
(자료=한국기원)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