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넨, 핀란드 대통령-힐러리, 상원출마 선언-오타 후사에,日지사■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첫 여성대통령 당선…의원 등 두루거친 정통 사회민주주의자
핀란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타르야 할로넨(56) 현 외무장관은 6일 실시된 대선 결선투표에서 51.6%를 득표, 48.4%를 얻은 에스코 아호(45) 전 총리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할로넨 당선자는 3월1일 임기 6년의 대통령직에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할로넨은 국회의원과 각료 등 공직을 두루 거친 직업정치인이자 전문행정관료출신이다. 1943년 헬싱키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한 뒤 77년 헬싱키 시의원을 거쳐 79년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며 90년대들어 법무, 보건장관을 지내고 95년부터 외무장관으로 재임해왔다.
정통 사회민주주의자이면서 80년대에 남녀동성연애자협회 회장을 맡는 등 진보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기도 하고, 오랜 공직생활로 현실적 감각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할로넨은 『핀란드 국민중 누구도 결핍으로 인한 고통을 받아서는 안될 것이며, 우리는 이상을 높게 설정할 것』이라고 말해 북유럽 특유의 사회복지우선 노선을 고수할 것임을 천명했다. 그는 대선운동과정에서 「핀란드식 복지국가 유지」를 제1공약으로 내걸었으며, 인권과 소수집단 권익옹호를 내걸었다.
국제관계에서는 친 EU 노선을 채택, 최근 출범한 오스트리아의 극우 연립정권을 고립시키려는 EU의 조치를 적극 지지했다. 헌법 개정으로 대통령의 권한이 상징적 역할로 크게 축소됐으나 할로넨은 『사상 두번째로 직접선거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의 역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포부를 피력했다.
국교인 루터교회 신자는 아니며, 혼외관계에서 낳은 딸 하나를 두고 현재도 결혼하지 않은 채 동거생활을 하고 있다. 유럽 수개국 언어에 유창하고 연극광이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힐러리
상원출마 공식선언…줄리아니 뉴욕시장에
빌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52)여사는 6일(현지시간) 뉴욕주립대 퍼처스 캠퍼스 체육관에서 뉴욕주 연방 상원의원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 부인이 선출직 출마를 선언한 것은 힐러리가 처음이다.
2,000여명의 지지자들이 열광적으로 환호하는 가운데 힐러리는 연고가 전혀 없는 뉴욕주에서 출마하는 데 대한 비난을 의식, 『나는 여러분들에게 낯선 사람이긴 하지만 여러분들의 관심사에는 이방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힐러리는 또 『대통령의 첫임기 당시에 의료개혁업무를 다뤄보는 등 다양한 행정경험을 갖고있다』며 자신의 경력이 만만치 않음을 애써 과시했다.
행사장에는 클린턴 대통령이 딸 첼시및 장모 도로시 로드햄여사와 함께 참석했으나 별도의 연설을 하지는 않았다. 이날 행사는 62개 TV 네트워크를 통해 뉴욕주내에 중계됐으며 500여곳에서 선거자금 모금행사가 진행됐다.
한편 여론조사에서 힐러리는 공화당 후보로 출마가 확실시되는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에 약간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의 선거운동이 쉽지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힐러리는 CNN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40%의 지지율을 얻어 47%를 얻은 줄리아니에 뒤졌으며 뉴욕의 한 대학이 지난 2∼5일 실시한 가장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도 42%대 45%로 열세를 보였다.
한편 줄리아니 시장은 이날 밤 ABC 등 주요방송에 출연, 『뉴욕주 상원의원에는 내가 더 적임자다』며 힐러리 출정식에 대한 물타기에 주력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오타 후사에
일본 첫 여성지사 탄생…기대 한 몸에
6일 오사카(大阪)지사 선거에서 일본 최초의 여지사가 탄생했다. 「여성 참정권 획득 55년만의 쾌거」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주인공인 오타 후사에(太田房江·48)지사의 어깨는 이런 특별한 기대가 아니더라도 무겁다. 오사카 경제는 일본 경제의 약점을 농축해 놓은 듯하다. 누적 재정적자는 3조 8,000억엔을 넘었고 실업률은 5.6%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지역 경제의 기반인 중소기업은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고 금융 불안도 여전하다. 통산성 심의관과 오카야마(岡山) 행정부지사를 지낸 경험이 「재정 재건과 경기 회복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공약 실현에 얼마나 힘을 발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는 자민·자유·공명당 등 연립여당은 물론 제1야당인 민주당의 추천을 받았다. 유력한 후보였던 공산당 추천의 아지사카 마코토(魚+參, 坂眞·66)씨의 당선을 막기 위한 비(非)공산 연합후보였다. 요코야마 노크(橫山ノック) 전지사가 성희롱 사건으로 사임했다는 점에 착안, 자민당이 여성표 겨냥해 만들어 낸 후보였다. 커다란 빚을 진 처지에서 오사카의 전통적「반(反)자민당」 정서도 부담이다.
다만 연합후보인 그의 승리는 자자공 연정에 대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의 자신감을 보탰다. 또 민주당과의 협력에 의한 승리라는 점에서 단독국회로 치달은 여야 대립을 완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9일의 당수토론회를 앞두고 여야는 국회 정상화를 위한 물밑 협의에 분주하다.
도쿄(東京)대학 경제학부 출신으로 75년 통산성에 들어가 소비경제과장, 소비자 담당 심의관 등을 거쳤고 97년부터 오카야마현 부지사를 맡았다. 동갑인 남편은 오사카의 중소기업인이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남경욱기자
kwnam@hk.co.kr
■여성 국가원수·총리 전세계 8명
타르야 할로넨이 6일 핀란드 첫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됨으로써 전세계 여성 국가원수나 정부수반은 8명이 됐다.
스리랑카=찬드리카 쿠마라퉁가가 94년 11월 대통령에 선출됐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 시리마보 반다라나이케를 총리로 임명했다. 반다라나이케는 1960∼65년, 70∼77년 세계 최초의 여성 총리를 역임했다.
방글라데시=하시나 와제드가 96년 6월 총리가 되어 베굼 할레다 지아의 뒤를 잇고 있다. 지아 전총리는 91년 방글라데시 첫 여성 총리가 됐다.
아일랜드=매리 매컬리스가 97년 10월 대통령에 당선됐다. 매컬리스의 전임자는 현재 유엔 인권담당 고등판무관인 매리 로빈슨이다.
뉴질랜드=헬렌 클라크가 99년 12월 10일 소속당의 총선 승리로 총리가 됐다. 전임자는 뉴질랜드 최초의 여성 총리인 제니 시플리.
라트비아=바이라 비케 프라이베르가가 99년 7월8일 대통령으로 선출돼 동유럽 최초의 여성 국가원수가 됐다.
파나마=3번이나 대통령을 지낸 아르눌포 아리아스의 미망인인 미레야 모스코소가 99년 9월 국가원수로 당선됐다. /헬싱키 AFP =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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