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벤처기업들이 사업확장과 재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수십개의 계열사나 자회사를 거느린 거대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사업연관성이 있고 전망이 있는 중소업체를 키워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기존 재벌들의 경영 행태를 고스란히 닮아간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의료기기전문 벤처기업인 메디슨은 최근 출자나 증자참여 등을 통해 직·간접 계열기업만 모두 30여개에 이르는 거대한 「벤처재벌」로 성장했다. 메디다스 무한기술투자 크레츠테크닉 바이오시스 메리디안 메디캠스 코메드 등 17개사가 모두 직접 출자한 자회사들이다. 계열사 출자금액만 자산총액의 60% 수준에 이르고 자기자본이익률이 30%를 넘는다.
새롬기술은 지난해 새롬소프트와 새롬커뮤니케이션 신기전자 새롬IT 등 국내 4개와 미국 실리콘벨리의 다이얼패드 등 해외 1개사 등 5개 자회사로 분가했다. 『조직이 커지면서 사업 전문화를 위해 계열분리를 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한컴도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1년 만에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에서 6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탈바꿈했다. 한컴은 지난해 PC방 업체인 한소프트네트에 5억원을 출자한데 이어 인터넷 채팅업체인 하늘사랑의 지분 50%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3억4,000만원을 투자, 보암산업과 함께 교육콘텐츠 기업을 설립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올들어 8억원을 투자, 인터넷 콘텐츠기업인 저스트기획과 스포츠포털의 지분 30%와 19%를 각각 인수, 관계사 및 계열사를 5개로 늘렸다. 지난해 말에는 사이버여행사인 투어엑스프레스에 5억원을 투자했고 무선인터넷기업인 인포뱅크에 12억원, 음반숍 오이뮤직에 5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인수했다.
미래산업은 지난해 게임 개발업체인 자바게임에 출자, 지분 70%를 인수했으며 PC방 네트워크 구축업체인 썬멘토링의 증자에도 참여, 5억원을 투자해 66.7%의 지분을 보유했다. 또 동호회서비스업체인 온네트 지분 15%를 인수하고 웹메일 업체인 나라비전 지분 17%에 40억원을 투자했다.
전문가들은 『선두 벤처기업들의 투자수익 극대화와 사업확장으로 벤처업계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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