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대기업에 대한 대출한도(신용공여한도)가 대폭 줄어듦에 따라 주요 은행들이 10대재벌에 대한 여신 축소에 나섰다.6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빛 조흥 외환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최근 신용공여한도를 초과하는 재벌그룹을 대상으로 한도초과분을 6개월 단위로 3년 내에 해소토록 하는 계획을 만들어 금융당국에 승인을 요청했다. 이는 현대 삼성 LG SK 등 재벌그룹이 지난해말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췄지만 은행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동일차주에 대한 신용공여한도가 은행 자기자본의 25%(동일인은 20%)로 제한된데 따른 것이다.
은행들은 2002년말까지 한도초과분을 모두 해소해야 한다. 지난해까지는 동일계열 기업군에 대해서는 대출 및 지급보증의 합계가 은행 자기자본의 45% 이내, 동일인에 대해서는 대출 15%, 지급보증 30% 이내로 제한됐었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법 개정으로 5대그룹은 물론 10대그룹에 대해서도 한도를 초과하는 여신을 갖고 있는 은행들이 많아졌다』며 『주거래은행 등 특정 은행에 여신이 많은 재벌일수록 한도초과분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한빛 외환 조흥 등 대형 시중은행조차도 자기자본이 2조~3조원 가량에 불과해 동일차주에 대한 여신이 5,000억~9,000억원만 돼도 한도를 넘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대우그룹 대손충당금과 미래상환능력을 감안한 새로운 자산건전성 분류기준(FLC)에 따른 충당금 적립 등으로 지난해말 은행의 자기자본이 줄어든 것도 한도초과 여신을 늘리는 요인이 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의 한도초과분 해소계획을 면밀히 검토해 조기에 여신을 축소할 수 있도록 해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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