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허만옥 (34· 서울 마포구 동교동) 씨는 네살배기 외동딸 선영이와 함께 케이블TV 대교방송 (ch 17)의 유아용 종이공예 만들기 프로그램 「김영만의 미술나라」를 즐겨본다. 정규방송은 물론이고 녹화 프로그램을 볼 때는 재료를 준비해서 선영이와 함께 직접 장난감을 따라하며 만들고 있다. 허씨는 『손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아이 지능발달에 좋고 색감학습면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TV를 아이의 지능과 정서 발달을 돕는 매체로 활용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TV는 활용하기에 따라 아이에게 해로운 「바보 상자」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재미있고 효율적인 「조기교육 수단」도 될 수 있는 양면적 매체. 이정주 서울 YWCA어린이영상물 모니터모임 회장은 『영상세대에게 TV는 숨쉬는 공기처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무작정 TV를 아이에게 멀리할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할 때』라고 말한다.
사실 조기교육수단으로서의 TV의 효용성은 상당하다. TV는 재미가 있어 아이가 좋아하는데다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해 숫자, 사람, 글자, 물건 등의 개념을 쉽게 배우게 해준다는 것. 하지만 유아기는 처음 버릇을 들이는 시기이기 때문에 부모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TV시청습관을 조절해주어야한다.
우선 볼만한 프로그램을 부모가 직접 선별하기. 영상물 모니터회나 신문의 시청평에서 추천한 프로그램을 직접 시청해서 단순히 흥미위주가 아니라 내 아이의 수준에 맞고 잘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인지를 따져본다. 좋은 프로그램은 부모가 봐도 재미있고 배울 게 많다.
아이의 TV프로그램 시청은 혼자 내버려두지말고 반드시 부모가 함께해야 한다. TV시청중에 『어머, 재미있네요』하며 흥을 돋워주거나 설명을 해주고 시청후에는 『아까, 주인공이 왜 울었더라?』하는 식으로 질문하면 아이는 오랫동안 기억한다. 「텔레토비」를 봤다면 시청 후에 인형으로 간단한 역할놀이를 하고 동물 다큐멘터리를 봤으면 함께 동물 모양을 그림으로 그려보거나 백과사전을 찾아 소리를 따라해보자.
또한 좋은 프로그램은 녹화했다가 반복해 보여주도록 한다. 아이는 두뇌 신경망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아 새로운 사실을 인식하자면 여러 차례의 자극이 필요하다. 하정훈 소아과의 하정훈 원장은 『아이가 귀찮을 정도로 다시 보여달라고 조르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며 『아이가 TV를 다시 봐도 되느냐고 물어오면 무작정 허락하지 말고 어떤 프로그램을 얼마나 보겠는지를 미리 약속받고나서 보여줄 것』을 권한다.
TV는 중독성이 있으므로 시청시간을 제한하는 것도 신경써야할 대목. 미국소아과 학회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만 2살 이하에게는 원칙적으로 TV를 보여주지 말고 3살 이상부터는 1∼2시간이 적당하다고 권하고 있다. ▲TV를 볼 때 너무 집중해서 부모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습관적으로 TV를 켜고 TV를 끄면 괜히 불안해한다 ▲TV를 보면서 점점 앞으로 다가간다 등의 증세를 보이는 아이는 TV중독증에 걸렸을 위험이 있으므로 다른 놀이를 해주면서 차츰 TV시청시간을 줄여나가야 한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유익한 TV프로] 꼬꼬마 텔레토비 등
■꼬꼬마 텔레토비(KBS2 월∼금 오후 4:30∼5:00) : 영국 BBC방송이 제작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육아 프로. 보라돌이, 뚜비, 나나, 뽀 등 주인공 인형들이 어린이의 감성과 인지 발달을 돕는 내용을 놀이 형태로 보여준다.
■붐이담이 부릉부릉(MBC 금 오전 8:10∼8:30) : 호기심 많은 소년 붐이가 길건너는 법, 친구 사귀기 등 사회성을 길러나가는 내용을 보여주는 국산 애니메이션. 한 주제가 끝날 때마다 내용을 음악으로 정리해 들려준다.
■재미있는 동물의 세계(KBS1 월∼금 오후 5:20∼5:45) : 어린이가 좋아하는 동물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부모가 동물의 의성어나 의태어를 함께 흉내내며 시청하면 아이가 좋아한다.
■만들어볼까요(EBS 수목 오후 4:45∼55, 재방송 수목 오전 8:30∼40) : 과학용품, 장난감 등 어린이가 관심을 끄는 주제를 정해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재료를 미리 준비해 만들어가면 효과적이다.
■세서미 스트리트(유선 대교방송 ch17 월∼토 오후 3:00∼3:30, 7:00∼7:30 ) : 미국에서 30여년째 방송되고 있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유아 프로그램의 고전. 오후 3:00∼3:30에는 우리 말로 번역해 방송되고 7:00∼7:30에는 영어 원어로 나온다. 비디오로도 나와 있으며 국내에서 조기영어학습교재로 환영받고 있다.
■김영만의 미술나라(유선 대교방송 ch17 월∼토 오전 8:40∼9:00) : 각종 장난감을 직접 제작하고 놀이방법을 보여준다. 진행이 다소 빠른 편이므로 녹화해서 반복해 보여주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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