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형태의 전화방이 10대 소녀와 「아저씨」들과의 「원조교제」를 맺어주는 온상이라는 지적이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처벌법규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단속에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더욱이 경찰은 「폭력배 소탕 100일작전」을 펴는 등 민생치안 강화에 힘쓴다고 하면서도 원조교제 단속에 대한 점수를 0점으로 책정, 일선 경찰의 단속 및 수사의지를 꺾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강서경찰서가 지난달 말 가출한 10대 소녀들과 「트리플섹스」방식으로 집단성행위를 벌인 이모(45)씨 등 30-40대의 남성을 붙잡는 과정에서 적발한 강서구 화곡동의 C휴게방(전화방). 경찰은 이 휴게방을 통해 이씨 등 「아저씨」들과 원조교제를 해 온 10대 소녀가 줄잡아 20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지만, 정작 이 휴게방 업주는 불구속으로 풀려났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4∼5차례에 걸쳐 C휴게방의 불법영업을 적발했으나 그때마다 업주를 바꿔 장사를 계속하고 있고 처벌법규도 마땅찮다』고 말했다.
실제 「기간통신사업자만이 통신매개업을 할 수 있다」는 전기통신사업법 32조에 따르면 전화방은 불법이지만 업주들이 일반 서비스사업자로 회선을 신청해 전화선을 깔기 때문에 단속이 여의치 않다. 더욱이 전화방 영업을 하다 적발돼도 최고 500만원의 벌금만 물면 그만이다.
일선 경찰서의 한 형사반장은 『전화방뿐만 아니라 화상데이트 방까지 기승을 부리지만 실적을 올려도 점수를 받지 못하는 전화방 단속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털어놨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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