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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중간평가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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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중간평가론' 신경전

입력
2000.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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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2일 기자회견에서 『16대 총선은 DJ정권 2년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규정한 데 대해 민주당이 이에 동의하면서 역공태세를 취했다. 민주당 정동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야당의 반개혁적 족적에 대해서도 준엄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아 중가평가론을 접수했다.이인제 선대위원장도 기자간담회를 자청, 『2년간 국정운영에 대해 선거를 통해 심판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번 총선을 중간평가로 몰고 가려는 야당의 움직임에 강한 제동을 걸어왔던 자세와는 사뭇 다른 흐름이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사이에 4·13총선의 성격규정을 둘러싼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물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정치적 계산은 전혀 다르다. 한나라당은 이번 총선을 DJ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로 치를 경우 지난 2년간 DJ정부의 각종 실정과 민심을 이반시켰던 대형 스캔들을 이슈로 부각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호남인사편중 시비와 도·감청 논란·옷로비 의혹 사건 등은 이반된 민심을 손쉽게 야당 지지표로 이끌어 낼 수 있는 호재로 꼽고 있다. 당초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중간평가 전략을 부담스러워 했던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때문 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여권내에서 중간평가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집권 2년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결코 나쁘지 않아 중간평가로 선거를 치르는 것이 불리하지 만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들은 우선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수행평가가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을 든다.

또 집권 2년에 IMF관리체제를 확실히 극복한 것만 부각돼도 옷로비사건 등으로 잃었던 점수를 만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국난극복 과정에서 야당이 보여준 개혁발목잡기 행태 등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아 「야당에 대한 중간평가」로 역공을 가할 수 있다는 계산도 하고 있다. 어느쪽 계산이 옳은지는 속단할 수 없지만 4월 총선에서 중가평가 논쟁이 뜨거운 이슈로 떠오를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계성기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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