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끌었던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공화당의 존 맥케인 상원의원이 기사회생하고 민주당의 빌 브래들리 전상원의원이 비교적 선전함으로써 앞으로의 예비선거와 코커스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공화당의 경우 당장 1주일후인 8일 델라웨어주 예비선거가 치러지지만 선거인단이 12명에 지나지 않는 작은 주여서 사실상 의미가 없다.
문제는 37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된 19일의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예비선거. 96년의 경우 스티브 포브스가 뉴햄프셔주에서 승리했으나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에서 참패하는 바람에 낙마했듯이 역대로 뉴햄프셔주에서 깜짝승리를 거두었다가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에서 좌절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공화당의 승부가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의 속전속결로 끝나느냐, 혹은 맥케인이 살아남아 장기전화하느냐 여부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에 달려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경우 현재의 추세로 보면 일단 부시의 우세가 점쳐진다. 부시는 현지여론조사에서 지금까지 줄곧 20%포인트이상 맥케인을 누르고 있다.
게다가 부시는 역대 대선사상 최대기록인 6,87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모으는등 자금력이 탄탄하고 전국적 유세조직이 막강한 장점을 갖고있다.
그러나 뉴햄프셔 결과에서 보듯 맥케인의 저력도 만만찮다. 뉴햄프셔에서 114회의 공회당집회로 큰 성공을 거둔 맥케인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저인망유세를 펴기위해 개표가 끝나기도 전인 1일밤 현지행 비행기를 탔다.
맥케인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5%포인트 이내의 박빙승부를 연출하기만하면 공화당의 선거전은 22일의 애리조나, 미시건주를 거쳐 11개주의 예비선거와 6개주의 코커스가 치러지는 3월7일의 이른바 「수퍼화요일」에 가서야 승부가 갈라질 전망이다. 이 경우 맥케인의 역전승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한편 민주당의 경우 3월7일 「수퍼화요일」까지는 예비선거등 접전이 없다. 때문에 앨 고어부통령과 브래들리 전의원은 앞으로 한달여동안 캘리포니아(367명), 뉴욕(243명), 오하이오(146명)등 대규모선거인단이 배정된 메이저주를 중심으로 치열한 득표전을 벌일 전망이다.
또한 이들은 이 기간중 수차례의 TV토론을 통해 이슈가 되고있는 감세문제를 비롯 정치자금법 개혁안 등을 놓고 「진검승부」를 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뉴햄프셔에서 고어가 노동조합의 일방적 지지를 받은 점이 브래들리에게는 큰 장벽으로 작용할 것 같다.
전통적으로 캘리포니아와 뉴욕주등은 50만명 이상의 산업별노조 총연맹(AFL-CIO)회원을 거느린 노조강세지역이어서 브래들리의 열세가 확연하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브래들리가 수퍼화요일에도 패할 경우 역전의 기회는 사실상 불가능해 민주당 승부는 이때 완전히 결판날 것으로 봐야한다.
맨체스터(뉴햄프셔주)=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