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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건강관리

입력
2000.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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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때면 민족대이동에 따른 장거리 운전과 밤샘 놀이 등으로 건강을 해치기 쉽다. 설령 고향을 찾지 않더라도 과식을 하거나 생활리듬이 깨져 후유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주부들의 경우 차례상 차리기 등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도 상당한 편. 명절연휴를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 주의해야 할 사항을 알아본다.■ 장거리 여행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운전하다 보면 산소 부족과 근육의 피로로 교통사고가 날 우려가 높다. 적어도 한 시간에 한 번쯤 차에서 내려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간단한 체조를 하는 게 좋다. 또 4시간 이상의 운전은 피하고 야간에 5-6시간 이상 운전해야 할 상황이라면 반드시 교대운전을 하자. 커피를 마시면 잠시 각성효과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피로가 더욱 가중된다.

운전자세는 허리와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엉덩이를 좌석 깊숙이 밀착하고 무릎이 약간 굽혀지는 정도가 바람직하다. 등받이는 뒤로 젖히지 말고 90도로 세운다. 어린 자녀들에게도 신경을 써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정연권교수는 『난방 때문에 창문을 닫아 공기가 건조해지기 쉬운데다 도로 정체로 인해 시원한 물을 마시기도 힘들므로 음료수, 간식, 물수건 등을 아이스박스에 담아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 식중독

명절에는 미리 만들어 놓은 음식이 상해 식중독을 일으키는 경우가 흔하다. 설사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증세가 좋아지지만 탈수현상을 막기 위해 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항생제나 지사제는 큰 도움이 안된다. 과식하다 체한 경우엔 하루 정도 먹지 않고 위를 비우는 게 좋다.

■ 만성병 환자 식사관리

심장병, 당뇨, 고혈압과 같은 만성병 환자들은 여행 전에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응급상황에 대비해 지역 의료기관을 미리 조사해 놓는 것도 필수. 명절 때면 과식을 하는 바람에 심부전이나 고혈당 증세로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단 맛이 나는 식혜나 떡과 같은 탄수화물 음식, 육류 등 명절음식은 고열량, 고콜레스테롤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섭취량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

당뇨병 환자는 특히 혈당 유지에 주의해야 한다. 여행지에선 혈당 측정이 불가능하므로 평소 식사시간과 양, 식사내용대로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식사시간을 놓쳐 저혈당에 빠질 가능성에 대비, 초콜릿이나 사탕을 준비한다. 탈수가 잘 되는 점을 고려해 물이나 스포츠음료를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 명절증후군

명절만 지내고 나면 몸져 눕거나 지치는 사람이 많다. 특히 주부들의 경우 시댁 부엌에서 명절 내내 긴장하며 일을 하다 보면 피로가 누적되기 쉽다. 실제로 명절이 가까와 오면 머리가 아프고 소화가 안되는 이른바 「며느리증후군」을 호소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스트레스의 근원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대인관계에 대한 부담 때문인 경우가 많다. 강동성심병원 정신과 한창환교수는 『평소 고부간이나 동서간, 시누이와의 관계를 돈독히 해야 한다』며 『성별이나 가족간 서열을 이유로 손을 놓기 보다 서로 이해하며 일을 분담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연휴 여파로 생활리듬이 깨져 피로가 쌓이고 현업에 복귀했을 때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후유증을 예방하려면 「완충시간」을 두는 게 좋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변재준교수는 『연휴 마지막날 밤이나 다음날 새벽에 귀가하기 보다는 좀더 여유있게 전날 아침쯤 집으로 돌아와 음악을 듣거나 휴식시간을 갖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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