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방 연극학도에게 열린 배움의 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방 연극학도에게 열린 배움의 길

입력
2000.02.02 00:00
0 0

개교 3년의 미추연극학교가 신학기를 맞아 국내 연극계 처음으로 지방 연극 학도를 상대로 장학생 교육을 실시한다. 이로써 도제적 시스템 아래서 체계 없는 연극 수업을 몸으로 익히기 일쑤였던 지방의 연극 학도에게 번듯한 배움의 길이 틔였다.첫해인 올해는 체력 연기 심성 등 3개 부문에 걸쳐 시험을 치러, 지방의 연극 학도 15명을 선발한다. 강사의 동작 따라 하기, 민요 부르기, 자유토론 등의 시험에다, 하루 종일 함께 생활하면서 나타나는 행동을 성실성, 희생정신 등으로 나눠 파악한다.

뽑힌 이들은 매월 20만원으로, 1년 내내 숙식을 제공받으며 최신 연극 이론과 실기를 습득한다. 여타 극단의 연극 학교 수업료는 30만-120만원으로 천차만별. 3-6개월의 단기 과정에다, 포스터 붙이기 등 잡일에 동원되기 일쑤다.

이 학교 최대의 자랑은 정호붕 등 1기생 중심의 강사진. 90년 「아리랑」 러시아 공연 당시 대표 손진책씨가 그 곳의 국립연극학교와 교류를 약속한 것이출발점이었다. 스타니슬라브스키의 사실주의 연기론이 극단 미추 특유의 연극 어법과 맞물린 것.

판소리 사물 민요 가곡 가사 탈춤 전통무예 인형극 등 전통의 연극적 자산은 물론, 재즈발레 합창 등 서구의 어법까지 체득한 강사진이다. 봉산탈춤 전수자 장용일, 전주대사습놀이 대통령상(판소리) 수상자 김성애, 경기민요 이수자 이용이, 남사당 놀이 이수자 김학수 등 20~30대 선생들의 수업을 2편의 졸업 공연으로 마감한다. 손씨의 부인 김성녀씨의 즉흥연기 특강도 곁들여 진다.

이들의 목표는 한국적 연극 기호의 개발. 현재 16명의 강사진 모두 이 학교가 배출했다는 점도 학교로서는 큰 자랑이다. 대를 끊이지 않고 후학을 배출하고 있는 미추연극학교는 「미추사관학교」라는 별칭으로도 불리우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1대 1 수업 방식. 하루 종일 교사와 함께 생활하며 연극을 온몸으로 익힌다.

대표 손씨는 『외부 지원이 전혀 없어, 강사에 대한 대우가 소홀한 게 가장 큰 아쉬움』이라고 털어 놓았다. 러시아 국립 연극학교를 나와 연기 화술 실습 등을 맡고 있는 강의진의 경우, 전임(3명)은 기본급 60만원에, 강사(12명)는 시간당 2만원이 지급되고 있다. 지난해 경기문화재단은 연극 교육 공로를 인정, 이 학교에 5,000만원을 운영비로 지원했다. 지난해 극단 미추는 마당놀이 「변학도뎐」을 전국 순회 상연, 2,600만원의 공연 수익을 올려, 극단과 학교 운영에 투입했다.

경기 양주군 백석면 홍죽리 675 마추산방이 미추연극학교의 처소. 36평짜리 3층 건물에 실내·야외 극장을 갖고 있다. 원서 접수는 20일까지. (0351)879-3100

장병욱기자

a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