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쌍이 결혼하면 한 쌍이 이혼하는 시대. 지금 이 시대 부부들의 이혼 속내는 무엇일까? 무엇이 부부들로 하여금 이혼이란 힘든 선택을 강요하게 만들었을까?매주 금요일 밤 10시 55분에 방송되는 KBS2 TV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은 가정법원, 가정법률상담소 등 관련기관에 접수되는 부부들의 실제 이혼 사례를 바탕으로 이혼 문제를 본격적으로 조망해, 20-30대 여성으로부터 잔잔한 호응을 얻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이혼소송 중재기구인 가정법원내 분쟁조정위원회에 나온 부부들이, 이혼 배경을 각자의 입장에서 드라마로 재구성해 보여주는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조정위란 공간을 통해, 각자의 입장을 모두 대변하고 객관화한 후, 그 판단은 시청자들의 몫으로 돌린다.
아내의 도벽을 다룬 21일 방송분. 아내의 도벽 때문에 결혼 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혼을 청구한 남편. 하지만 아내는 남편의 지독한 자린고비 생활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 도벽이 생겼다고 말한다. 이 문제에 대해 시청자들이 보낸 ARS 반응은? 72%가 이혼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보냈다. 남편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여성들의 ARS 참여도 차츰 달아오르고 있다. 처음 시작했을 때 4,000명선이었지만 현재는 1만 9,000명에 이를 정도. PC 통신을 통해 논리정연하게 이혼 찬반의견을 펴는 여성에서부터 자신의 실제 부부관계의 고민을 털어놓는 주부들까지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의처증, 의부증, 남편의 바람기, 아내의 주벽 등의 문제에서 주부들이 펴는 의견은 아내의 입장에 선 경우가 많았다. 제작진은 『부부관계에서 소외된 측은 여전히 여성들이다. 그래서 그동안 쌓아두기만 했던 자신들의 속내를 푸는 통로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작진이 부부들의 이혼 사연을 취재하면서 알게 된 가장 큰 이혼 사유는 남편의 폭력이었다. 최근에는 사이버 불륜, 황혼 이혼 등 새로운 이혼 사유도 나오고, 동성애로 인한 이혼도 생기고 있다며 곧 이런 문제도 조망하겠다는 생각이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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