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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배구협 '무능행정' 팬들이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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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배구협 '무능행정' 팬들이 떠난다

입력
2000.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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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구가 표류하고 있다. 한때 겨울철 최고의 실내 스포츠로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슈퍼리그가 팬들의 철저한 외면속에 초라한 집안 잔치로 전락하고 있다.지난달 2일 개막해 부산 여수 전주 창원을 돌면서 1차 대회를 마쳤는데 46게임에 총 3만9,400여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게임당 평균 850명으로 일부 라이벌팀 경기에 동원된 응원단을 빼면 실제 게임당 관중은 100-200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인기몰락은 남녀 실업최강인 삼성화재 LG정유가 각각 4연패(連覇), 10연패(連覇)를 노리는 등 팀간 전력의 불균형으로 게임의 박진감이 크게 떨어진 까닭이다.

특히 IMF사태 이후 실업팀들이 잇따라 해체돼 배구판이 크게 위축된데다 지난해 삼성화재의 싹쓸이 스카우트 파문 이후 1년간 파행적인 실업배구의 운영, 선수부족으로 인한 LG화재의 슈퍼리그 불참 등이 인기하락을 크게 부채질했다.

하지만 이같은 파국의 가장 큰 책임은 협회의 무사안일한 행정 때문이라는 게 많은 배구인들의 지적이다. 협회는 1990년대 스포츠 상업화의 시대적 흐름을 타지 못하고 프로출범에 실패했으며 특히 지난해 스카우트 파문의 격랑 속에서도 중재자로서 전혀 행정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배구인들의 최대 잔치인 슈퍼리그 운영 방식만 놓고 보더다도 협회의 무능력을 웅변하고 있다. 출범 17년째를 맞고 있지만 대진방식이 여전히 복잡하고 변화가 심해 팬들이 이해하기 어렵다.

이번 대회서도 대학부의 1차대회 성적이 2차대회에 그대로 적용되는지 여부를 놓고 일부팀들이 반발했고 리베로 제도에 대한 규정이 지도자들에게 숙지가 되지 않아 혼선을 빚기도 했다.

협회는 이같은 상황속에서도 전혀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듯하다. 오히려 전임 집행부, 지방협회에 책임을 전가하기에 급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배구인들이 심판이사의 부정을 폭로하는 사태가 일어나는 등 날로 안이 곪아가고 있는 형편이다.

뜻있는 배구인들은 『집행부가 신뢰성을 완전히 상실해 배구계를 이끄는데 한계가 있다』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책임을 통감하고 능력있는 인물을 발탁해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장래준기자

ra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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