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둬야할 설 예절우리 전통예법에 대한 관심이 엷어지면서 설 같은 명절이 되면 신세대들은 예절을 챙기는 일이 쉽지 않다. 일가 친척이 모처럼 함께 한 자리에서 예의를 갖추지 못하면 서로가 난처하고 불편해진다. 흔히 가까운 사이에는 예절을 다소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지만 가까운 사이일수록 예절을 중시하는 것이 우리 전통풍습. 이연자 한배달 우리차문화원장으로부터 설날에 알아두어야 할 예절을 정리해본다.
■친지 방문하기와 기본 예절 : 친지를 방문하려면 전날에 미리 방문 시간과 방문할 사람의 수를 알려두는 게 좋다. 방문 시간은 점심식사 시간을 피해 오후 3∼4시께를 택하고 머무르는 시간은 차 한잔 마시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30분∼1시간이 적당하다.
세배할 때 저지르기 쉬운 결례는 절을 하면서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등의 덕담을 하는 것. 덕담은 반드시 절을 마친 후 제자리에 앉고 나서 절받은 사람이 먼저 덕담을 한 후 이에 화답하는 형식으로 해야 한다. 50대 어른에게는 『만사형통하세요』, 60대 이상에게는 『만수무강하세요』가 적당하다.
세배는 평절을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나이가 아주 많으신 분에게 하거나 결혼해 첫 설날을 맞은 며느리가 양가 부모께 할 때는 큰절을 하는 게 좋다. 윗사람은 세배를 하는 아랫 사람이 미성년자면 답배(答拜)하지 않으나 성년이면 반드시 답배해야 한다. 답배는 윗몸을 반쯤 굽혀하는 반절이 원칙이지만 아랫 사람이 15년 미만의 동년배라면 평절로 맞절을 한다.
■세배하는 법 : 먼저 남자의 큰절. 왼손을 오른 손 위에 포개어 잡고 절할 대상을 향해 선다(사진①). 맞잡은 두 손을 엎굴 높이까지 올리고 나서 바닥에 짚는다(사진②). 머리를 천천히 숙여 이마가 손등에 닿을 정도로 한다(사진③). 일어나 바르게 서서(사진④) 어른의 말씀을 듣고 자리에 앉는다. 평절은 기본적으로 큰절의 형식을 따르지만 절하기전에 맞잡은 두 손을 얼굴 높이가 아니라 가슴 높이 정도까지만 올리고 절을 하고나서 머무르는 시간을 조금 빨리하면 된다.
다음으로 여자의 큰 절. 오른 손을 왼 손위에 포개어 잡고 어깨 높이로 올리고 고개를 약간 숙인다(사진⑤). 그 자세에서 윗몸을 앞으로 굽혀(사진⑥) 고개를 바닥까지 숙인다(사진⑦). 마음으로 세 번을 센 다음 윗몸을 일으킨다(사진⑧). 일어나서 맞잡은 두 손을 가볍게 내린다. 평절은 맞잡은 두 손을 어깨높이로 올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내린 상태에서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무릎 앞으로 가지런히 모은 다음에 바닥에 대고 절하면 된다.
■호칭 부르기 : 아버지와 자식 사이의 일촌이 촌수의 기본. 부부사이에는 촌수가 없다. 따라서 자식을 중심으로 보면 할아버지와는 이촌, 아버지의 형제와는 삼촌, 아버지 형제의 자식들과는 사촌이 된다. 고모의 자녀는 고종사촌, 이모의 자녀와는 이종사촌으로 구분한다. 아버지의 사촌형제는 오촌으로 당숙이고 아저씨라고 부른다. 당숙의 자녀는 육촌으로 재종.
결혼한 여자의 경우 시댁의 촌수는 남편을 따른다. 남편의 형은 아주버님, 남동생은 서방님(미혼이면 도련님), 남편 형의 아내는 형님, 남동생의 아내는 동서, 남편의 누나는 형님, 여동생은 아가씨 혹은 아기씨다.
결혼한 남자의 경우 아내의 부모를 부를 때 장인어른 장모님이 원칙이나 최근엔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 아내의 오빠는 형님, 아내의 동생은 처남이라 부르고 손위 처남의 아내는 아주머니, 손아래면 처남댁이라고 칭한다. 아내의 언니와 여동생은 각각 처형, 처제로 부르며 처형의 남편은 형님, 처제의 남편은 성을 붙여 「김서방」하는 식으로 부른다. 또 누나의 남편은 매형 혹은 자형, 여동생의 남편은 매부 혹은 성을 붙여 「김서방」하는 식으로 부른다. 부득이 촌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때는 손윗사람은 일가어른, 손아래는 이름을 부르는 게 무난하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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