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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이야기] 걸리버 '네오미' 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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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이야기] 걸리버 '네오미' 편 등

입력
2000.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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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네오미’편현대전자의 휴대폰단말기 걸리버의 첫 CF는 제품명에 착안, 로버트 할리(한국명 하 일)를 소설속 주인공 걸리버로 등장시켰던 단순한 내용이었다. 이어 제작된 후속타 CF에서 배우 박진희가 선보인 유명한 카피는 「걸리는 게 있지」. 제품명을 응용한 카피로 제품을 알리는 데는 일단 성공했지만, 코믹한 CF내용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까닭에 「걸리는 게 있지」의 바통을 이어받은 걸리버 「네오미」편은 고급스런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무거운 짐을 떠안게 됐다.

웨딩드레스를 매만지는 디자이너 최은영 앞으로 걸리버를 들고 전화를 하는 남자가 지나간다. 토이의 「우리가 어쩌면, 만약에」를 배경으로 지나가는 남자를 따라가는 최은영의 시선에 맺히는 카피 「첫눈에 반했다」. CF의 의도를 생각한다면 최은영이 첫눈에 반한 것은 전화하는 남자가 아니라 휴대폰단말기 걸리버다. 황당한 웃음이 새나오게 만드는 카피도 N세대의 감수성을 자극하느라 달콤하고 서정적인 메시지가 돼버렸다.

■국민카드 ‘큰사람 큰카드’편

탤런트 장동건이 742만1,875번째 국민카드 회원으로 등록됐다. 국민카드가 새롭게 선보인 CF에서는 「잘 생기기로 소문난」탤런트 장동건이 국민카드 홍보사절로 등장했다. 밀레니엄을 맞아 「큰사람 큰카드」를 주제로 삼고 새로운 캠페인을 펼치기로 한 국민카드가 젊고 세련된 탤런트 장동건을 새얼굴로 선택한 것. CF의 카피대로 자신에겐 엄격하지만 남에겐 관대한 사람, 씀씀이가 크기보단 마음이 큰 사람이 진짜 「큰 사람」, 이런 큰 사람을 주인으로 모시는 「큰 카드」가 국민카드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카드의 특성이나 혜택에 초점을 맞춘 일반적인 광고전략과 달리 카드에 「인격」을 부여했다는 게 제작팀의 설명. 실제로 장동건은 국민카드 모델로 확정되자마자 국민카드 가입신청을 해 742만1,875번째 국민카드 회원으로 등록됐다. 촬영장에서 신규카드를 받은 장동건은 그 자리에서 카드를 손가락 사이에 끼워 돌리는 묘기를 해보였다. 홍콩 도박영화에서나 볼 만한 숙달된 손놀림에 감탄한 감독은 이 모습을 CF에 담자고 제안, TV를 보는 사람들은 누구나 장동건의 카드묘기를 볼 수 있게 됐다.

■제일투자신탁증권 ‘포트폴리오’편

어쩐지 믿음이 가는 사람이 있다. 특별히 잘생기지도 개성있게 생기지도 않은 탤런트 문성근도 어쩐지 믿음이 가는 얼굴이다. 영화에서의 진지한 연기외에도 TV다큐멘터리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진행 때문에 사람들은 문성근을 「지적인」 배우라고 평한다.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오래된 격언도 문성근이 전달하면 의미가 남다른 것처럼 들린다. 제일투자신탁증권은 문성근의 성실한 이미지를 빌려 「싱싱한 계란만을 골라야 한다」는 맞춤서비스를 강조했다.

「싱싱한 계란」이란 우수한 펀드매니저들이 종목을 분석, 추천해 우량종목만을 고른 뒤 투자자의 성향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는 제일투자신탁증권 CJS시스템의 상징. 계란으로 상징화한 포트폴리오 투자원칙을 문성근식 설득으로 역설, 회사의 서비스에 신뢰가 실리도록 했다. 성실한 연기자 문성근씨는 CF를 촬영한 뒤 편집된 내용을 보고 자신의 이미지가 잘 전달되지 않았다며 다시 한번 촬영하자고 요청하는 「철저함」을 보였다는 게 제작팀이 전해준 후문이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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