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인터넷 접속인구가 1천만명이 넘었다고 한다. 전국 어디가나 인터넷에 접속가능한 PC 방이 있고, 집에서도 PC 통신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인터넷을 통한 주식거래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뉴스도 있다. 인터넷 강국이라도 된 느낌이다. 그래선지 김대중대통령은 기회있을 때마다 전자민주주의를 강조한다.■전자민주주의란 말하자면 인터넷을 매개로 국민과 정부가 직접대화를 갖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국민의 의견제시, 정부의 수렴과 정책반영이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다. 억울한 사연이 있다면 인터넷에 접속,「신문고」에 사연을 올리면 되는 것이다. 말 그대로 고대 그리스 시대의 직접민주주의가 오늘날 인터넷을 통해 되살아 나는 셈이다.
■그렇다면 전자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정부의 현재 인터넷 수준은 어떤가. 웹은 고루고루 깔려있고, 콘텐츠는 잘 만들어져 있는가. 그런데 다른 것은 몰라도 홈페이지는 잘 만들어져 있는 것 같지 않다. 특히 정부의 얼굴격인 청와대 홈페이지(www.cwd.go.kr/)는 무슨 연유에서 인지 가장 엉성하게 만들어져 있다. 첫 페이지부터 딱딱해 관(官)의 냄새가 묻어 난다. 그 흔한 인사말 하나 보이지 않는다. 내용도 빈약하다.
■미국의 화이트하우스(www.whitehouse.gov/) 영국의 다우닝가 10번지(www.number-10.gov.uk/index.html) 일본의 총리부(www.sorifu.go.jp/)를 클릭해보면 우리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금방 알게 된다. 부드럽고 친절하다. 디자인이 다채로워 이곳 저곳을 여행하게 할 만큼 흥미도 유발한다. 관의 냄새 대신 서비스 정신이 묻어 난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요체는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을 접속하게 하고, 접속시간을 오래 끌게 하는가에 있다. 서비스 정신이 배제된 정부의 전자민주주의는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우선 청와대 홈페이지부터 새롭게 단장, 서비스 정신이 묻어 나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이종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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