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군」이 코소보에서 독자적인 군사작전을 펼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28일 브뤼셀에서 열린 대사급 회의에서 코소보 주둔 평화유지군(KFOR) 사령부에 독일 등 5개국으로 구성된 유럽연합군을 4월부터 6개월동안 동참시키기로 결정했다. 나토가 작전권의 일부를 외부로 넘긴 것은 50년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다.유럽연합군은 유럽연합(EU)이 나토와는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군대로서 1992년 독일 프랑스 스페인 룩셈부르크 벨기에에 의해 구성됐다.
유럽은 이를 근간으로 독자적인 작전수행능력을 갖춘 신속대응군(RRF)을 창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 코소보 파견 유럽연합군의 구체적인 병력 규모는 나토와의 협의에 의해 결정될 것이지만 유럽은 KFOR 간부 1,200명중 400명 이상을 파견, 지휘권의 35%를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나토의 맹주 미국은 당초 유럽연합군의 활동 자체를 극력 반대했으나 유럽측의 요구가 거세자 KFOR에 한해 작전권을 이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부터 코소보에 주둔중인 KFOR은 4만3,350명 규모로, 치안유지 지뢰철거 난민귀환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연합군의 KFOR 참가는 유럽이 추진중인 5만~6만명 규모의 RRF 창설 등 「안보 독립」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연합군은 1998년 이후 보스니아 주둔 나토안정화군(SFOR)에 참가하고 있지만 작전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유럽은 1993년 보스니아, 1999년 코소보 등에서 미국에 대한 방위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지자 나토와 경쟁관계인 서유럽동맹(WEU)를 EU에 편입시키는 등 「군사적 홀로서기」에 나섰다. 그러나 미국은 이같은 유럽의 구상이 나토를 관리함으로써 유럽에 대한 패권을 유지하려는 세계전략에 위배된다고 간주, 강한 경계심을 표출해왔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