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 코커스 압승에 이어 다음달 1일 뉴햄프셔주 예비선거(프라이머리)를 앞둔 민주당의 앨 고어 부통령 진영은 「승리는 이제 완연하다」는 낙관적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새해들어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던 고어의 지지세가 최근 들어서는 탄력세를 뚜렷이 보인 때문이다.가장 최근에 실시된 여론조사를 보면 고어 진영의 장담은 허언이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NBC방송이 28일 공동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고어부통령은 44%의 지지를 얻어 잠정적 본선경쟁자인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47%)에 3%포인트차까지 근접했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가 3.2%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접전을 벌이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고어부통령은 특히 극우보수주의 논객 팻 뷰캐넌이 개혁당 후보로 가세할 경우의 가상대결에서는 부시 지사와 동일한 43%의 지지를 받았다. 갑부 로스 페로가 출마해 공화당표를 잠식하는 바람에 어부지리로 빌 클린턴이 승리했던 지난 대선결과가 재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는 그동안 당내 경쟁자인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에 비해 예선에서는 우세를 보이면서도 부시와의 본선가상대결에서는 브래들리에 비해 열세를 보였던 고어부통령에게는 「낭보」이자 「길조」임에 분명하다.
지난해 12월 실시된 여론조사까지만해도 본선가상대결에서 고어는 부시에게 12%포인트차로 뒤진 반면 브래들리는 절반수준인 6%포인트밖에 열세를 보이지 않는 등 전반적인 열세에 허덕여 왔었다.
고어부통령은 또한 민주당 예선전망에 대한 이번 조사에서도 브래들리에 비해 64%대 22%로 앞서 지난해 12월의 여론조사때 나타난 54%대 32%의 우세현상을 더 벌리고 있는 등 브래들리에 대한 우위를 확고히 굳힌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아니라 첫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뉴햄프셔주에서도 승세를 더욱 다져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CNN이 최근 매일 실시한 뉴햄프셔주민 여론조사 결과 고어는 52%대43%(22일 실시)였던 지지율 격차를 57%대39%(26일)까지 벌려놨다.
지난해말까지만해도 브래들리가 자신의 텃밭인 뉴저지주와 인접한 잇점을 활용, 뉴햄프셔주에서는 우세를 고수해왔던 점에 비추어 보면 고어의 상승세는 「반짝 현상」만은 아닌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고어의 이같은 선전에 대해 정치분석가들은 올해들어 고어진영이 선거전략을 전면수정한 점이 주효한 데다 브래들리가 잇단 실착을 범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고어진영은 올해들어 「클린턴과의 차별화」를 포인트로한 전략을 수정, 「클린턴행정부의 치적」에 편승하기 시작했다. 특히 92년 집권이래 지속되고 있는 「경제활황」에 고어가 주요한 일익을 담당해왔음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결과 고어에 대한 지지원인이 「지속적인 경제성장가능성」에 있는 것으로 조사돼 이 전략이 어느정도 성공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브래들리는 잇단 TV토론에서 고어에 대해 「인신공격」을 퍼붓는 등「부정적 공세」를 취하는 바람에 유권자들에게 신뢰를 잃은 데다 심장박동이상증세가 계속 문제화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도 브래들리가 현격한 차이로 패한다면 민주당 당내경선은 조만간에 고어의 승리로 결판날 가능성이 커 이래저래 뉴햄프셔로 눈길이 쏠리고 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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