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주형이가 『엄마, 정직이 뭐야?』하고 물었다.『응, 착한 마음이 검은 마음을 이기고 솔직하게 숨기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나타내는 거야. 만약에 주형이가 길을 걸어가는데 길에 돈이 떨어져 있다고 치자. 그런데 그 돈을 보고 주형이는 어떻게 해야할 거 같아?』
『주워서 엄마 갖다 주지』
『근데 주형이 맘 속에 저금통에 저금하고 싶으면 어떡하지?』
『그냥 저금하면 되지. 저금하는 건 좋잖아』
『솔직하다는 건 자기가 주운 걸 엄마나 경찰 아저씨께 알려드리는 거야. 저금하는 건 좋지만 자기 돈이 아닌 걸로 저금하는 건 정직하지 못한 거지』
며칠 후 동생 지인이와 서울 이화여대 자연사박물관을 갔다가 마찬가지로 아이를 데려온 친구를 만났다. 아이들에게 박물관 구경도 시켜주고 준비해온 점심도 나눠먹었다. 그런데 친구가 의자 밑으로 떨어진 물건을 줍다가 가방을 발견했다. 여자 아이가 들고 다닐만한 조그맣고 예쁜 가방이었다.
친구는 너무나 당연하게 『어머, 너무 예쁘다. 지인아 너 가져라』하면서 지인이의 어깨에 걸어주는 것이었다.
하필이면 아이에게 정직을 가르치기 위해 들려준 사례가 현실에서 엉망이 된 것이다. 이야기를 들은 게 지인이가 아니라 주형이였기에 그나마 망정이지. 친구가 『가방 주인이 지금 가슴 아파하고 찾으러 올거야. 그러니 여기에 그대로 두자』고 했어야하는데…. 박물관을 나오면서 며칠 전 주형이와 주고받았던 대화를 수정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엄마 정직이라는 게 뭐야?』
『음, 그건 말로만 솔직한 게 아니라 행동도 솔직해야하는 거야』 김숙경·육아정보지「보금자리」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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