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가가 어수선하다. 전직 총리에 이어 현직 대통령, 이제는 현직 총리까지 돈과 관련된 스캔들에 휘말렸기 때문이다.엘리야킴 루빈스타인 이스라엘 검찰총장은 27일 감사원으로부터 넘겨받은 지난해 5월 총선자금 조사 보고서에 따라 바라크 총리가 이끄는 「하나의 이스라엘당」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지시했다.
이스라엘 감사원은 그동안의 조사결과, 바라크가 이끄는 하나의 이스라엘이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1,090만셰켈(약 29억원)의 불법 자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1,300만셰켈(36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선거법은 정당들이 외국인으로부터 어떤 선거자금도 기부받을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으며 내국인의 기부금 한도도 최대 400달러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의 이스라엘당은 지난해 선거에서 여러 곳의 비영리단체들을 이용, 거액의 선거자금을 조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바라크 총리는 『하나의 이스라엘이 결코 불법자금을 조달하지 않았다』며 『감사원의 벌금 부과에 대해 며칠내로 대법원에 항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사를 담당한 엘리제르 골드버그 감사관은 『법을 위반한 것이 확실하다』며 국회(크네세트) 의장에게 매우 강력한 어조로 위반사실을 기술한 보고서를 제출해 바라크 총리가 경찰 조사에서 무혐의로 빠져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팔레스탄인 및 시리아와의 평화 협상을 진행중인 바라크 총리가 이번 스캔들로 타격을 받을 경우 중동평화 협상에도 장애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바라크 총리는 팔레스타인측과 벌이고 있는 골란고원 반환을 비롯한 어떠한 중동평화협상 결과도 국민투표를 거쳐 이행하겠다고 공약해 그의 이미지가 훼손된다면 평화협정을 체결한다 해도 국민투표에서 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에제르 바이츠만 이스라엘 대통령은 프랑스의 백만장자 에두아르 사루시로부터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고, 벤야민 네탄야후 전 총리는 총리 재직시절 외국의 국가원수 등으로부터 받은 수만달러 상당의 선물을 개인적으로 소유한 혐의로 지난해 수차례에 걸쳐 소환조사를 받았다.
하나의 이스라엘(One Israel) 97년 6월 당시 야당이던 노동당의 당수로 선출된 바라크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군소정당인 게셔와 마이마드와 연합, 새로 만든 당. 지난해 총선에서 26명의 의원이 당선돼 벤야민 네탄야후 당시 총리가 이끈 리쿠드당(19석)을 누르고 제 1당이 됐으며 바라크도 총리선거에서 56%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박정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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