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내리며 산림현장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산에서 취임식을 가졌습니다』한쪽다리를 잃은 장애인으로서 정부수립이후 처음으로 차관급고위직에 오른 신순우(申洵雨·59) 신임 산림청장은 29일 오전 대전청사 인근 빈계산 생명의 숲 가꾸기현장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주위의 걱정을 떨쳐버리고, 산림현장을 누비는 강한 청장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같은 이색취임식을 갖게됐다. 그는 『의족을 달았다고 산근처에도 가지 못할 정도로 약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주말마다 집근처 서울 방배동주변의 우면산과 청계산을 오르내렸다』고 강조했다. 골프도 걸어서 18홀을 다도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고.
그는 취임일성으로 『생명의 숲 가꾸기에 역점을 두겠다』면서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체제후 실직자의 고통을 덜어주는데 효과가 컸던 공공근로사업을 핵심적인 임업사업으로 확대시켜 실직자들의 취업기회를 늘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보성중 2학년때 하교길에 차에서 뛰어내리다 오른쪽 다리가 바퀴에 깔리면서 실의에 빠져 청춘기를 보냈지만, 의족을 단채 학업에 전념, 고려대 법대에 진학한 후 67년 행정고시(기술직)에 합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농림부근무시절 장애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녀 승진때마다 동기에 비해 늦어지는 등 좌절을 맛보았다. 『평생을 따라다니는 다리의 장애가 정말 싫었다』는 그는 『장애인이기 때문에 일을 그르친다는 말을 들을까봐 남보다 더 열심히 일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차관 입성이 장애인들에게 큰 용기와 희망을 줄 것』이라며 『그것만으로도 이미 족하다』고 말했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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