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백신을 맞은 영·유아가 뇌사상태에 빠지거나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자 많은 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최근 발생한 4건의 사고는 DPT(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소아마비, MMR(홍역-풍진-볼거리) 등의 백신을 단독, 혹은 동시에 접종한 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부 소아과의원은 만일의 사고를 우려, 예방접종 자체를 기피하고 있다.■ 백신 왜 문제인가
사고원인으로는 우선 예방접종으로 인한 알레르기 쇼크 가능성이 꼽힌다. DPT, MMR, BCG(결핵), B형간염 등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은 병균을 약화시키거나(생백신) 죽여서 만드는(사백신) 방법을 주로 쓴다.
서울대의대 소아과 이환종교수는 『백신은 결국 이물질을 몸에 주입해 면역성을 기르는 방법이므로 100만분의 1 정도의 쇼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소아마비, MMR 등 생백신은 접종 자체로 병에 걸리기도 하므로 면역기능이 약한 어린이는 쇼크의 가능성이 더 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예방접종에 따른 사망 가능성을 소아마비는 300만분의 1, MMR은 100만분의 1, DPT는 200만분의 1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연간 60만~70만명의 신생아가 태어난다고 봤을 때 1세가 되기 전에 3회의 DPT접종을 해야 하므로 DPT만 해도 연간 1회의 부작용이 생길 개연성이 있는 셈이다.
다른 가능성으로 영·유아가 특별한 질병 없이 갑자기 사망하는 돌연사증후군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영아 1만명 당 4명, 미국은 1만명 당 7명, 우리나라는 1만명 당 2명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더욱이 돌연사증후군은 생후 6개월 내에 95%가 사망하기 때문에 DPT접종시기와도 일치한다.
■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전문가들은 예방접종이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은 있지만,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 초래될 재난에 비하면 비교가 안된다고 주장한다. 서울대 이교수는 『현재 통용되는 백신은 수 십년 간 세계 각국을 통해 안정성이 확립된 것인만큼 금기대상 어린이가 아니라면 제때 접종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경희대병원 소아과 차성호교수도 『예방접종을 무조건 기피할 게 아니라 접종 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부작용을 미리 예상, 조치를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번 기회에 백신의 제조·유통·보관과정, 효능과 독성여부 등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교수는 예방접종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다음 사항에 주의하라고 조언했다 첫째, 접종은 가능한 한 오전에 하고 주말 접종은 피하는 게 좋다. 부작용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의사와 상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접종 전 전문의의 진찰을 통해 몸의 상태를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 셋째, 접종 3일후까지는 아기의 상태를 자세히 관찰하는 게 바람직하다. 만일 아기가 잘 놀지 않고 보채는 경우, 잘 먹지 않고 잠만 자려고 하는 경우, 경기나 구토를 하는 경우, 아기 상태가 무언가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 때는 즉각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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