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겔 혼의 마술사 척 맨지오니(61)가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그동안 우리는 결코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77년의 「Feels So Good」, 78년의 「Children Of Sanchez」, 80년의 「Give It All You Got」. 특히 「Give It…」은 80년 레이크 플래시드 동계 올림픽 주제곡. 모두 발표 즉시 세계적 밀리언 셀러로 올랐고, 당연히 이 땅에도 울려 퍼졌다.
그는 우리 시대 최고의 플루겔 혼 주자. 트럼펫을 약간 부풀린 듯한 모양의 이 악기는 트럼펫의 쨍쨍거리는(blare) 소리를 부드럽게 해 만든 개량 악기다. 은은함과 금속성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가치가 어우러져 있다. 연주자의 기량에 따라 6옥타브까지 감당하는 악기다.
이 모호한 악기를 햇볕 아래로 끌어 낸 사람이 바로 맨지오니. 가장 큰 무기는 팝과 재즈를 절묘히 융합해 낸 능력.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멜로디를 만들어 내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발휘한 그는 퓨전의 이념을 가장 성공적으로 구현한 사람이다.
그러나 80년대 중반 이후, 팝 일변도로 급속히 변해가는 음악 풍토에서 그는 서서히 잊혀갔다. 일체의 음악 활동을 중단, 독서와 낚시로 소일했던 것이다. 추억으로부터 그를 끌어낸 것이 98년, 9년의 공백을 깨고 발표한 앨범 「The Feeling's Back」이다. 그것이 바로 이번 연주회의 주요 레퍼터리.
트럼펫 주자 최선배씨는 『맨지오니는 「산체스…」 이후 팝에 안주해 재즈 뮤지션으로서 자기 개발에 소홀했다』면서도 『이번 콘서트에서 재즈 뮤지션으로서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5중주 캄보 반주로 2월 13일 오후 3시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598-8277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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