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이 3월1일 출범한다.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 동아시아의 전통 문학·사학·철학을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으로는 국내 최초인 이 학술원 발족에 대해 학계에서는 『한국 학계의 쾌거』라고 평하고 있다. 1960년대부터 과학기술로 인한 자연파괴, 비인간화 등 서양 근대의 문제점을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이 여지없이 폭로한 이후 유학 등 동아시아 전통에서 대안의 단초를 찾으려는 노력이 서구 학계에서 세를 얻어가는 시점에서 조선조 500년의 전통을 지닌 한국만이 할 수 있는 인문학의 방향을 정확히 잡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동아시아학술원은 유교나 전통사상 운운하면 「고리타분하다」는 잘못된 통념부터 철저히 깨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대학 대동문화연구원장 김시업(국문과) 교수는 『전통사상을 연구하되 서양의 최신 학문방법론까지 동원한다는 것이 학술원의 전략』이라고 말한다. 학술원은 이를 위해 원내에 유교문화연구소, 동아시아지역연구소, 대동문화연구원을 두는 한편 동·서양 학문간 협동과정으로 별도의 동아시아대학원을 운영한다.
이런 연구원이 가능했던 것은 성대가 작년 12월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을 위한 「두뇌한국21」(BK21) 인문·사회분야에 「동아시아 유교문화권 연구」가 선정됐기 때문. 학술원은 올해 14억원을 포함해 7년간 국가에서 지원하는 50억원에 대학 재단에서 출연하는 7억4,000만원을 투입, 2002년까지 외국인 석학을 포함, 전임연구자 125명을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원장을 포함해 석좌교수 5∼7명에는 뚜웨이밍(杜維明) 하버드대 교수, 조동일(趙東一) 서울대 국문과 교수, 최완수(崔完洙) 간송미술관 학예실장, 송두율(宋斗律) 독일 뮌스터대 교수, 이우성(李佑成) 민족문화추진회 회장, 철학자 김용옥(金容沃)씨, 민두기(閔斗基) 전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 신용하(愼鏞夏)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강만길(姜萬吉) 전 고려대 교수 등 학계의 거목을 영입하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또 계간 영문학술지 「The Journal of East Asian Studies」를 발행, 세계 학자들의 논문을 게재하고 하버드대 옌칭연구소, 도쿄대 동양문화연구소, 중국 사회과학원 근대사연구소, 대만 정치대 등과 인적, 물적 교류도 강화하기로 했다.
심윤종(沈允宗) 총장은 『우리 목표는 동아시아학술원을 세계 동아시아학의 메카인 하버드대 옌칭연구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광일기자
ki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