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와 이한동 총재 대행이 27일로 예정돼 있던 청와대 조찬회동에 불참키로 하는 등 DJP공조에 적신호가 켜졌음에도 박태준 총재는 남의 일인양 짐짓 무관심하다.자민련에서는 25일 박총리의 당복귀도 검토해야 한다는 초강경 발언까지 나왔지만 정작 박총리는 가타부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당연히 박총리의 지원사격을 기대했던 자민련에서 볼멘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지만 박총리측은 『선거를 앞두고 총리가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며 발을 빼고 있다.
박총리의 전에없는 조심스러움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자민련 총재시절 스스럼없이 자신의 소신을 밝히며 태도를 분명히 하던 것과도 많이 다르다. 실제 24일 밤 언론사 간부들과의 만찬에서도 총선을 앞둔 공동여당 관계 등이 거론됐으나 박총리는 말꼬리를 흘리며 화제를 돌렸다고 한다.
박총리의 침묵은 DJP 어느 쪽도 편들기 힘든 만큼 간여하지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판단했기때문이다.
대외적으로는 자민련 소속이지만 총리로 일하는 이상 공동여당의 관계에서 중립을 지킬 수 밖에 없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이와관련 한 측근은 『박총리는 누구보다도 양당간의 긴밀한 공조를 바라고 있다』며 『설혹 이상기류가 생겨도 나서서 해결할 입장이 못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은 DJP 양자가 풀어야지 행정에다 총선 관리까지 책임진 박총리의 몫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박총리의 신중한 처신에는 최재욱 국무조정실장과 조영장 비서실장 등 측근들이 『정치 문제는 가급적 언급하지 않는게 좋겠다』고 강하게 조언한 것이 적잖게 영향을 미쳤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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