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5일에도 총선시민연대 공천반대 명단의 형평성 문제를 계속 물고 늘어졌다. 야당만을 겨냥한 표적명단으로 선정기준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평하게 적용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억울함을 호소하는 소속 의원들을 의식한듯 당지도부는 가타부타 언급을 자제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이날은 입만 열면 『정작 들어갈 사람은 빠지고, 빠져야 할 사람이 들어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순봉(河舜鳳)총장은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명단의 선정기준이 정말로 합당한지, 여야 모두에 공평하게 적용되었는지 의심스럽다』면서 『곳곳에서 사전교감설, 공작설 등이 제기되고 있다』고 잔뜩 날을 세웠다.
실제로 당직자들은 회의내내 명단을 살펴보면서 당연히 들어가야 하는데도 빠진 여권인사들의 이름까지 입에 올렸다. 수차례 폭언시비를 일으킨 H의원과 보험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K의원 등이 거론됐다.
표적사정으로 재판계류중인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거 포함된 반면 야당파괴를 위한 총풍·세풍·북풍사건 관련자와 언론장악문건 관계자 등은 빠졌다는 사실도 지적됐다.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똑같이 선거법을 위반했는데도 홍문종(洪文鐘) 정한용(鄭漢溶)의원 등 민주당 소속의원들은 거론되지 않았고 국보위 참여자들도 여권에 다수 있지만 대부분 빠졌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대변인은 조만간 있을 2차 명단발표를 겨냥, 『경선에 불복, 민주주의 원칙을 파괴한 이인제(李仁濟)씨와 국가문란의 장본인인 이종찬(李鍾贊)씨는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엄포」를 놓았다.
○…민주당도 명단에 포함된 개인 의원들이 선정기준의 형평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한보 수뢰사건으로 명단에 포함된 김상현(金相賢)의원측은『한보관련자중 유일하게 법원으로부터 무죄판결을 받아낸 김의원이 포함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명단선정 기준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김의원측에 따르면 민주당 L, K의원 한나라당 K, H의원은 물론, 상당수 원외인사가 한보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역시 한보건으로 명단에 오른 권노갑(權魯甲)고문측도 『과거 정치자금 관행을 문제삼는다면 현역 정치인중 명단에 포함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수긍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놓고 한나라당으로부터 문제제기를 받은 이종찬고문은『이회창(李會昌)총재가 이인제선대위원장과 나를 잠재적 라이벌로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비꼰뒤 『총풍, 세풍의 당사자인 이회창총재가 명단에 오르지 않은 것이야 말로 불공평하다』고 되받아쳤다.
○…자민련의 청년세대 모임인 새천년 정치포럼은 성명에서『민주당 총재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0억원의 정치자금 수수를 인정했고, 이회창한나라당 총재는 세풍의 주동자로 국세청을 앞세워 불법 정치자금을 모금하고 총풍을 동원해 대선을 치렀는데도 퇴출자 명단에 포함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냐』고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가 명단에 포함된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태섭(李台燮) 부총재는 『민주당 선대위원장인 이인제씨는 왜 빠졌느냐』고 의문을 제기했고 지역구가 충남논산인 김범명(金範明) 의원은『논산 출마가 거론되는 이인제씨를 살리려고 나를 명단에 포함시킨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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