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문학회(회장 문덕수·文德守)가 제정하고 한국일보사가 후원하는 제1회 청마문학상 수상자로 김춘수(77) 시인이 결정됐다. 수상작은 지난해 2월 발간된 시집 「의자와 계단」이다.청마문학상은 우리 시문학사에 빛나는 업적을 쌓은 청마(靑馬) 유치환(柳致環·1908-1967) 선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문학상. 청마는 「깃발」 등 시를 통해 허무의 의지와 이상향에 대한 동경을 표출하며 인간존재와 초월의 세계에 대한 순수서정을 드러냈던 현대문학사의 대표적 시인의 한 사람이다. 그의 제자와 후학들이 주축이 된 청마문학회가 기금을 마련한 청마문학상은 시·시조·문학평론 분야에서 최근 2년 이내에 뛰어난 작품을 발표한 등단 20년 이상의 문학인을 대상으로 수여된다.
첫 수상작인 김춘수 시인의 「의자와 계단」은 김씨의 열여섯번째 시집. 그의 대표적 시 「꽃」 등 초기시에서 보였던 언어실험과 의미와 무의미의 경계를 넘나들던 작품 경향과는 달리 유년시절의 기억을 서정적으로 노래하거나, 마음가는 대로 사물을 노래한 「만유사생첩」 연작 등 66편의 시가 실려있다.
심사위원 구상(具常), 김종길(金宗吉), 문덕수, 김시철(金時哲)씨는 심사평을 통해 『김씨는 현 시단의 원로 중에서도 최고도의 전문성과 문제성을 겸비하고 왕성한 창작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최근 5년새 「호(壺)」, 「들림, 도스토예프스키」등 3권의 신작 시집을 낸 그는 중기에 표방하던 무의미시에서 새로운 의미의 시로의 발전적 이행의 과정을 보여주며 「의자와 계단」은 그의 시적인 존재론의 완성이라 할 수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시상식은 2월 14일 오후 2시 청마의 고향인 경남 통영시 시민문화회관에서 「청마문학관」 개관식과 함께 열리며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000만원이 수여된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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