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사는 서양인들은 대부분 한국의 두 가지 특징에 강렬한 인상을 받는다. 첫째는 한국인들의 근면성이다. 한국인들은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주일에 6∼7일은 일한다.둘째는 한국인들의 가족사랑이다. 자녀들에 대한 부모들의 희생은 끝이 없고 자녀들은 어른들을 극진히 모신다. 비록 젊은 세대들이 이전보다 덜 부지런하고 덜 가족중심적이라지만 서양사람들에게는 한국의 젊은 세대의 가치관도 매우 「한국적」으로 느껴진다.
이런 문화적 특성은 한국인이 남에 대한 책임감이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일러준다. 한국인들은 개인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싫어한다. 한국에서는 개인의 미래는 그가 속한 공동체와 떼어놓을 수 없기 때문에 서양에 비해 자기 자신에 대한 문제는 훨씬 덜 중요하다.
한국인의 이런 문화적 특성은 과거 45년 동안의 화려한 경제성장을 포함해 많은 이득을 가져다 주었다. 만일 일과 자녀들의 미래에 대해 동시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면 한국은 지금의 자리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특성들이 손해를 끼치기도 한다. 많은 한국인들은 휴식이 부족해 반쯤 탈진상태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 일요일을 독서나 여행 혹은 공연관람 등 여가로 보내지 않고 다음 주의 「마라톤」에 대비한 힘을 비축하기 위해 잠을 자는 데 쓴다.
최근 나는 2주동안 유럽으로 휴가를 다녀왔다. 그런 나를 보고 많은 한국인 친구들은 어떻게 2주동안 휴가를 내 여행을 할 수 있느냐며 부러워했다. 한국인들은 법적으로 보장된 휴가도 회사에서 찍히거나 불성실한 것처럼 보일까봐 전부 쓰지는 않는 것같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일년에 고작 1주일을 휴가로 보내는 것이다.
서양인들은 한국에서 배울 것이 많다. 그러나 한국인이 서양에서 배워야 할 점도 있다. 그것은 바로 상쾌한 기분에서 일해야 효율적이라는 점이다. 휴가를 많이 가도록 권장하는 회사의 직원들은 그만큼 회사에 대한 충성심도 강하고 일도 효율적으로 한다.
물론 휴가는 직원들에게 건강을 선사하기도 한다. 개인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전체에게도 이익이 된다.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한국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은 특히 다른 일보다 더 중요하다. 휴가는 가족들을 함께 모이게 하고 평생동안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캐롤라인 셔먼·미국인 ·한국금융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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