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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미대선]대통령 선거전 24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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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미대선]대통령 선거전 24일 개막

입력
2000.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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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미국을 이끌어갈 2000년 대통령선거전이 24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코커스를 이틀 앞둔 22일 존 맥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을 제외한 모든 후보자들이 아이와주 곳곳을 누비며 막판 유세경쟁을 벌였다.

앨 고어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주 북동부 시더폴스에 있는 노던아이오와대학에서 유세를 펼쳤고 빌 브래들리 전상원의원도 일리노이주와의 접경지역인 클린턴시 일대를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또한 조지 W 부시텍사스주지사는 서쪽 네브라스카주와의 접경도시인 수시티에부터 동쪽 끝도시인 데이븐포트시까지 아이오와주 전역을 서에서 동으로 횡단하며 막판 유세를 강행했다.

출판재벌 스티브 포브스, 보수주의 정객 게리 바우어, 방송사회자 앨런 키즈 등 공화당 후보들은 이날 저녁 아이오아 기독교아카데미 주최로 디모인시의 한 교회에서 열린 후보초청 연설회에 참석, 민주당 후보들을 비난하며 득표활동을 벌였다.

한편 USA투데이와 CNN이 지난 21일 조사한 결과 부시와 고어가 전국지지도에서 월등한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공화당의 경우 부시는 63%의 지지를 얻어 19%의 매케인과 6%의 포브스를 압도했다. 민주당의 경우 고어가 60%대27%로 브래들리를 큰 차이로 눌렀다.

또 부시와 고어가 대결할 경우 53%대42%로 부시가, 부시-브래들리 대결에서도 49%대45%로 부시가 모두 이길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 아이오와 코커스에서는 고어가 브래들리보다 13%-23% 포인트 앞서고 부시는 포브스보다 18%-29% 리드할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 후보 중 전국 지지율 3위를 달리고 있는 포브스는 아이오와주 유세에 전력투구한 결과 아이오와주에서는 맥케인보다 높은 지지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맥케인은 아이오와 코커스를 포기한채 2월1일 예비선거가 실시되는 뉴햄프셔주에 머물고 있다.

아이오와주)=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현장에서] 후보초청연설회 '민주주의란 이런것'

미 대선의 풍향을 가름하는 첫 코커스(당원대회)를 이틀 앞둔 21일 저녁 6시(이하 현지시간). 아이오와의 주도인 디모인시 서북쪽 근교에 자리한 한 교회에서는 보수주의 기독교단체인 「아이오와 기독인 아카데미」가 주최한 「대선주자 초청 연설회」가 열렸다. 사흘전 내린 폭설에도 불구하고 인근에서 몰려온 주민 800여명으로 2층짜기 교회 건물이 만원을 이루었다.

이날 연설회는 「가정의 복원」을 주창하는 공화당 지지성향의 주최측 입장을 반영하듯 대선후보 연설이 시작되기전 2시간여동안 연단에 오른 주최측 연사들은 낙태지지 입장인 민주당 후보와 클린턴 정부에 대해 거센 비난을 퍼부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연설회는 정치행사답지않게 간간이 복음성가를 합창하며 마치 축제를 거행하듯 진행되며 열기를 더해갔다.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대선후보 연설은 저녁 8시가 넘어서야 시작됐다. 연설 참가자는 공화당후보 3명과 군소정당인 헌법당후보 등 모두 4명. 공화당의 선두주자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와 존 맥케인 상원의원 등은 참석치않았고 정치적 입장이 판이한 민주당후보도 참석치않아 다소 맥이 빠진 감이 없지않았으나 주민들은 「마이너 후보」의 열변에도 열띤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맨먼저 등장한 헌법당의 하워드 필립스 후보는 낙태를 합법화한 대법원의 판결를 맹렬히 비난했고 두번째로 마이크를 잡은 출판재벌 스티브 포브스는 워싱턴의 기성정치인을 「정략밖에 모르는 부패집단」이라고 싸잡아 공격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1996년 대선당시 이 지역 코커스에서 4위를 기록한 포브스는 이날의 주제에 부응하듯 부인과 세딸 및 장인 내외를 일일이 소개하는 쇼맨십을 보여주기도 했다. 방송토론 사회자 앨런 키즈와 보수주의 정객 게리 바우어도 가정의 복원이 미국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첩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중들은 4명의 대선주자가 차례로 연설을 마치고 퇴장할때마다 한결같이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어떤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후보를 지지하는 것처럼. 뿐만아니라 마지막으로 게리 바우어가 연설을 마칠때까지 모두가 자리를 지켰다.

지지하지않는 후보의 연설에 야유를 보내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연설이 끝나면 썰물처럼 유세장을 빠져나가곤 하는 한국의 정당연설회 풍경과는 큰 대조가 되는 모습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짜리 아들에게 「정치견학」도 시킬 겸 자신이 지지하는 포브스 후보의 연설도 들을 겸 참석했다는 줄리 하디씨는 『왜 다른 후보에게도 박수를 보냈느냐』는 질문에 『민주주의 정신은 반대파도 포용해줘야 하는 법』이라고 대답했다.

디모인(아이오아주)=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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