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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쿠데타 대통령축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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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쿠데타 대통령축출

입력
2000.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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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인플레와 수출격감 끝에 「달러공용제」를 채택키로 한 에콰도르에 22일 군부 쿠데타가 발생해 하밀 마와드(50) 대통령이 축출됐으나 미국의 압력으로 구스타보 노보아(61)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대학 총장을 지낸 노보아는 이날 의회의 승인과 군부의 지지를 받아 1996년이후 6번째 대통령에 올랐다.앞서 쿠데타에 참여한 카를로스 멘도사 국방장관 겸 군참모총장은 『원주민 시위후 정권을 잡은 「3인 혁명평의회」가 해체됐고 군부는 노보아 부통령에게 실권을 이양했다』고 밝혔다. 키토 주재 칠레대사관에 피신한 마와드도 TV 연설을 통해 『합법적인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로 축출됐다』면서도 『국민이 나에게 주지않은 지지를 노보아 신임대통령에게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쿠데타는 마와드가 지난 9일 에콰도르의 화폐였던 「수크레」 대신 미국의 달러화를 공용화폐로 사용하겠다는 달러공용제(dollarization)의 도입이 계기가 됐다. 미 하버드대에서 공공정책분야를 수학한 신자유주의자 마와드는 지난해 60.7%의 인플레, 달러대비로 82% 평가절하된 수크레화의 체제로는 외채위기와 경제난 극복이 어렵다고 판단, 남미에서 파나마에 이어 두번째로 달러공용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이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조치는 빈부격차의 확대와 실업률 급증, 생계난 등으로 불만을 품고 있던 원주민과 일부 군부의 반발을 촉발시켰다. 정부 발표대로 2만5,000수크레를 1달러로 하는 달러공용제가 실시되면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에콰도르 국민의 25%를 차지하는 원주민은 지난 6일의 국가비상사태 선포에도 불구하고 19일부터 수도 키토로 상경, 마와드 퇴진요구 시위를 벌였다. 급기야 일부 소장 군인이 가세, 21일 의사당과 대법원을 점거한뒤 멘도사를 포함한 3인 혁명평의회를 구성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지원 중단 등을 경고했고 긴급소집된 미주기구(OAS)도 『마와드대통령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며 군부쿠데타를 맹렬히 비난하자 군부는 혁명평의회를 해체했다.

석유수출을 주요 외화수입원으로 삼고 있는 에콰도르는 1998-1999년의 유가 하락, 기상이변에 따른 바나나 작황 악화 등으로 지난해 8월 브래디본드에 대한 이자상환을 중단하는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유예)을 선언했다. 이후 IMF로부터 12억달러 구제금융을 받았으나 은행의 연쇄도산 등으로 경제난이 심화했다. 현재 510만명(43%)이 절대빈곤층이다.

한편 신임 노보아대통령은 달러공용제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혀 에콰도르의 불안정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일부에선 이번 미국의 개입이 달러권 확대를 위한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정희경기자

hk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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