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벤처밸리냐, 디지털밸리냐」이른바 「테헤란밸리」의 새이름을 놓고 관련 부처 및 업계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당초 24일 열리는 「벤처기업인대회」에서 「테헤란밸리」의 새 이름 명명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해 보류했다.
테헤란밸리는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정보통신 업체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미 실리콘밸리에 빗대 붙여진 이름. 그러나 최근 이 일대가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외국 수도명을 딴 이름을 바꿔야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산업자원부와 중소기업청, 벤처기업협회 등은 테헤란로 일대와 양재·포이동, 서초·송파의 벤처타운까지 아울러 「서울벤처밸리」로 부를 것을 주장하고 있다. 정보통신은 물론, 생명공학 패션 등 전반적인 벤처 육성에 초점을 맞춘 것. 반면 정보통신부와 관련 업계는 이 일대에 몰린 업체들이 주로 정보통신 및 인터넷 기업들이고 21세기를 흔히 「디지털경제」시대라 칭하는 점 등을 들어 「디지털밸리」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급기야 청와대까지 중재에 나섰으나 결국 행사를 하루 앞둔 23일까지도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 명명식이 무산되고 말았다. 정부 관계자는 『개명 작업이 양측의 벤처산업 주도권 다툼으로 비쳐지는 바람에 일단 개명을 보류키로 했다』면서 『앞으로 관련 부처와 업계는 물론, 마케팅 전문가, 시민의 여론을 수렴해 새 이름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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