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비리로 94년 관선이사가 파견된 서울 상문고 사태가 상춘식(尙椿植) 전교장의 측근들로 구성된 새 이사진에 반대하는 교사들의 농성으로 서울시교육청이 관선이사를 다시 파견키로 해 파문이 재연되고 있다.서울시교육청은 21일 『지난해 말 상문고에 파견한 관선이사를 철수시키고 새 이사진을 구성했으나 일부 교사의 반대로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새 이사진이 사태를 조속히 수습하지 못할 경우 전원 자진사퇴하라』는 내용의 계고장을 학교법인 동인학원에 전달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5일 이내 학교정상화나 자진사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새 이사진 전원의 취임승인을 취소하고 관선이사를 파견키로 했다.
상문고 사태가 재연된 것은 보충수업비 부당징수와 횡령 등으로 94년 물러난 상 전교장이 횡령한 학교재산 17억원을 법인에 갚은 뒤 새 이사로 자신의 부인과 누나 등 측근들을 추천하자 시교육청이 사립학교법에 따라 결격 사유가 없다며 이사 승인을 해주면서 비롯됐다.
이에 대해 당시 상 전교장의 비리를 폭로했던 교사들은 거의 매일 시교육청을 항의방문했고, 급기야 지난 17일부터 시교육청 학교보건원 4층을 점거한채 5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국회 교육위도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사태해결을 촉구하고 나서자 시교육청은 관선이사 재파견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러나 새 이사들이 시교육청의 승인취소에 반발,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이 뻔해 상문고 사태는 법정다툼으로 비화하면서 장기화할 조짐이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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