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무트 콜 전 독일총리의 명예당수직 사퇴 하루만인 19일 1억마르크(약 600억원)짜리 「로이나 스캔들」이 튀어나와 기민당과 콜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일간지 빌트는 이날 1992년 동독 지역의 정유회사 로이나를 프랑스 정유회사 엘프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1억마르크의 커미션이 오고간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말 일부 언론이 커미션 의혹을 제기하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필립 자프레 엘프 사장이 1992년 당시 사장이었던 로이크 르 플로흐-프리강을 배임혐의로 스위스 검찰에 고소한 사실이 드러났다.
자프레 사장은 거래과정에서 8,500만마르크가 독일 기민당에 정치자금으로 전달됐고 이 사실을 거래를 성사시킨 콜과 프랑수와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이 알고 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날 크리스티안 불프 기민당 부당수는 그동안의 당 재정 회계감사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불법자금 900만마르크(약 54억원)가 새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콜이 93~98년 200만마르크의 비자금을 갖고 있었다고 시인한 것과는 다른 것으로서 1993년 이전에 조성된 것이다. 또 오는 23일의 회계감사 보고에서 새로운 비자금이 밝혀질 가능성도 있다.
의회 특별조사위원회와 검찰은 콜 비자금과 로이나 스캔들에다 새로운 비자금 등을 「콜이 관리하던 기민당의 불법 정치자금 및 돈세탁 사건」으로 포괄적으로 묶어 조사·수사할 방침이다.
의회 조사위 출석을 목전에 두고 있는 콜은 그러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말을 아끼겠다』고 밝히고 있어 출석 여부가 불투명하다. 19일 콜의 참모 두 명의 집을 수색한 검찰은 의원직 자진사퇴나 의회의 면책특권 박탈 결정이 나오면 곧바로 콜의 집도 뒤질 태세다.
여기에 언론은 볼프강 쇼이블레 기민당 당수가 1994년 재정담당자로부터 당의 불법 정치자금 모금에 대한 경고를 받았기때문에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몰아치고 있다.
신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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