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범의 인터넷만화 '노는날'「기계전사109」 「부전자전」의 만화가 김준범이 색다른 모습으로 독자들과 만난다. 5일 문을 연 인터넷 만화사이트 「아이코믹스」(www.icomics.co.kr)에 격주간으로 연재를 시작한 「노는날」은 온라인 연재물이란 특성과 함께 만화 주인공의 의상과 스타일을 전담하는 「캐릭터 스타일리스트」를 국내 최초로 기용해 눈길을 끈다.
「노는날」의 캐릭터 스타일리스트는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최경주씨. 각 장면마다 캐릭터의 이미지에 맞는 의상과 스타일을 디자인하는게 그의 몫이다. 최씨는 『캐릭터 스타일리스트란 직업이 아직 생소하게 들리지 만 앞으로 상당히 유망한 분야라고 생각한다』며 『노는날의 주인공들을 통해 다양한 의상을 선보이고 그중 독자들의 반응이 좋은 옷은 직접 제작해 판매하거나 경품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도는 시각적 효과를 강조하는 최근 만화의 경향 외에도 캐릭터 산업의 발전과도 연관이 있다. 만화가 캐릭터 산업의 모태로 인식됨에 따라 만화 주인공의 의상과 스타일도 신세대의 기호에 맞게끔 디자인되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 것. 만화제작과 함께 캐릭터 사업을 동시에 염두에 두고 있는 김준범씨는 『그동안은 의상을 전공한 경력이 있는 만화가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했지만 이제는 전문적인 스타일리스트의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며 캐릭터 스타일리스트가 전문직종으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는날」은 N세대 젊은이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트렌디 드라마 풍의 만화다. 주인공 기타리스트 장갑차, 미용사 보조 이태리, 미대생 우연희, 드러머 최대차, 컴퓨터 엔지니어 허폭풍. 등장인물의 이름에서부터 만화의 색깔이 느껴진다. 「기계전사109」 의 정치적 색채와 「부전자전」 「따로따로형제」 「흐린날」 등에서 진한 리얼리즘을 보여줬던 이전의 작품에 비해 상당히 변화된 모습이다. 그는 『작품생활 10년이다. 그동안 가졌던 만화에 대한 생각도 달라질 만한 시간이다』 며 『만화를 건강하게 보게 되었다. 기존의 우울한 코드를 많이 벗어버렸다』 고 말했다.
인터넷 연재물이라 모험도 시도하고 있다. 종이에 비해 보는 데 갑갑한 면이 있지만 그는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그동안 그의 독자들은 쉽게 반응을 보이지 않는 잠재적 독자들이어서 반응을 읽는 데 애로점이 많았지만 인터넷 상에서는 독자들이 즉각즉각 소감을 적기 때문에 독자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의 길이 열려 무척 반갑다고 한다. 그는 지금 N세대들과 함께 거듭나고 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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